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에 이어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직접 참관하지는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 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인 박정천 비서가 당중앙위원회 김정식, 전일호 부부장들과 함께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발사된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2시간 6분 20초)를 비행하여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며, "시험발사를 통하여 새로 개발한 타빈 송풍식 발동기의 추진력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과 미사일의 비행 조종성,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명중정확성이 설계상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전했다.
"무기체계운용의 효과성과 실용성이 우수하게 확증됐다"는 것이 이번 시험 발사에 대한 북한 국방과학원의 총평이다.
신문은 "8차 당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 중점목표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인 장거리순항 미사일 개발사업은 지난 2년간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무기체계개발공정에 따라 추진되어 왔으며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 십 차례의 발동기지상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 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무기체계의 개발은 우리 국가의 안전을 더욱 억척같이 보장하고 적대적인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수단을 보유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시험발사를 주도한 박정천 당 비서는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이 성과는 우리 당의 국방과학기술중시정책이 안아온 빛나는 결과이며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떨쳐나선 국방부문에서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면서, "국방과학기술과 군수공업의 무진장한 능력에 대한 또 하나의 일대 과시"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과학부문에서 나라의 방위력,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 더욱 매진 분투해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웅대하고 전망적인 전쟁억제력목표달성에서 계속되는 성과들을 쟁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3월 21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순항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낮은 단계의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탄도미사일은 로켓 엔진을 사용해 포물선 궤도를 따라 날고 속도와 파괴력이 큰 반면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을 이용해 직선 궤도로 날아가며 정밀타격에 용이하다. 북한이 밝힌 사거리 1500킬로미터는 일본 대부분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8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참관하지 않았고, 또 탄도미사일 대신 순항미사일을 선택하여 미국과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러나 북한이 '전략무기인 장거리 순항미사일개발사업'이라고 밝힌 대목은 핵탄두 순항 미사일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를 확보할 경우 한미의 미사일 방어체계 효용성은 더욱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형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국방 분야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국방 분야 5개년 계획의 존재는 방대한 국방건설 목표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도 더 강력한 무기의 지속적인 개발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은 우리가 최근 시험발사에 성공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상당한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향후 남북의 무한 군비경쟁이 우려 된다"며, "영변 재가동과 신형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 동향이 최근 대북인도지원을 모색하는 한미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