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득표율도 과반을 넘겨 이 지사측의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본선 직행에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반면 당내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도 당초 기대와 달리 이 지사와의 간격을 10%p 이내로 좁히지는 못했다. 다만 의원직 사퇴로 배수의 진을 친 이 전 대표는 처음으로 누적 득표율 30%를 돌파하면서 향후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다.
이재명 "과반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께 감사하다"
이재명 지사는 12일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강원 경선에서 55.36%를 득표했다.첫 순회 경선지인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지역 경선에서만 내리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1차 슈퍼위크'에서도 득표율 51.09%로 과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1차 슈퍼위크'는 민주당 권리당원들을 제외하고 일반 당원과 국민이 직접 신청해 선거인단에 등록한 투표권자로 지역 순회 경선 투표자 수보다 월등히 많다.
선거인단 수만 64만1천 여명에 달했고 실제 투표권을 행사한 사람은 49만6천 여명이었다.
이에 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지역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표심을 끌어모으는 것은 물론, 일반 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민심 얻기에도 공을 들여왔다.
이 지사는 이날 강원 경선과 '1차 슈퍼위크' 개표가 공개된 뒤 기자들과 만나 "과반의 지지를 보내준 선거인단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 국민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남지역 경선에 대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 지사는 "진심을 다해서 대한민국에 필요한 일들을 국민들께 설명드리고, (제가) 거기에 부합하다는 점을 열심히 읍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 대한민국이 여러가지로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누구나 도전하는 성장사회로 갈 수 있다"며 "성장 사회로 복귀하고 공정한 룰이 작동하는 합리적인 사회로 가기 위해 제가 합당하고 역량있다는 점, 그리고 과거부터 성실하게 일했다는 점을 열심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민심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 누적 득표율은 31.08%로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했다.
앞선 지역 순회에서 20%대 중반 득표율로 이 지사에 '더블 스코어'까지 차이가 났던 것을 감안하면 일단 추격의 불씨는 살렸다는 평가다.
누적 득표율이 30%를 돌파하는 데는 투표자 모수가 많은 1차 슈퍼위크 득표 결과가 컸다.
2차, 3차 슈퍼위크는 물론 추석 연휴 직후에 펼쳐지는 광주·전남, 전북 지역에서 선전할 경우, 이 지사의 과반 득표와 본선 직행을 저지해 결선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칠 수도 있다.
특히 호남지역 경선 유권자 수는 서울, 경기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데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이 지사와의 간극을 더욱 좁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희망을 얻게 됐다. 희망을 가지고 세심하게 노력해 가겠다"며 "민심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선 초반과 달리 의미있는 득표율 상승이 견인된 이유를 놓고는 "기본적으로 본선에 좀 더 많은 걱정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주장하고 호소한 것처럼 어떻게 해야 본선을 더 확실히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 선거인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남권 경선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기대하고 있으나 고향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다. 제가 정성을 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1, 2차 슈퍼위크 사이에 시차가 있어서 민심 변화가 누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추미애 "단기필마인 절 지지해주셔 감사" 정세균 "제 입장에서는 실망스럽다"
전날 대구·경북 경선에서 3위로 올라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강원 경선에서 8.61%, 1차 슈퍼위크에서 11.67%를 득표했다.이어 정세균 후보(강원 6.39%, 1차 선거인단 4.03%), 박용진 후보(강원 1.90%, 1차 선거인단 1.16%), 김두관 후보(강원 0.73%, 1차 선거인단 0.60%) 순이었다.
추 전 장관은 "민주적으로 세운 정부를 검찰이 탄압하면서 마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군림했다"며 "하지만 이면에는 민주적 권력을 국민과 이간질시키고 무너뜨리면서 직접 권력을 잡겠다는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런 가운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시민께서 지금 판단을 하고 있구나 느꼈다"며 "비로소 오늘 제가 (득표율) 두자리 숫자에 올라선 날이기도 하다. 단기필마로 시민 대표로 뛰고 있는 제게 힘을 모아주신 지지자, 투표해주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3위 자리마저 내준 정세균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선전하신 분들에게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1차 슈퍼위크 결과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정 전 총리는 "걱정이 많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는 실망스럽다"며 "시간이 있으니까 여러가지 상황을 잘 체크하겠다고 답했다.
경선 완주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다른 생각이 없으면 그런거 아니겠냐"며 완주 의사를 피력했다.
박용진 의원은 "박용진을 찾아서 투표해주신 7천명 가까운 동지들과 선거인단에게 감사드린다"며 "2주 뒤 호남 지역 투표가 있는데 추석연휴 내내 호남지역에서 당원들과 지역 시도민을 만나 미래지향적인 선거메세지를 말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두관 의원은 "아마 제가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에 대한 염려가 많을텐데, 급진적 균형발전, 과감한 자치분권을 통해서 지방도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게 제 비전이고 꿈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남대전과 '2차 슈퍼위크'에 각 주자들 '올인'
아직 2주 정도 여유가 있는 셈이어서 이재명 캠프는 대세론 유지를 통한 본선 직행을, 이낙연 캠프는 호남을 계기로 마지막 반전을 각각 도모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모든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추석 명절이 지나고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지역 지역 순회경선에 돌입한다.
이후 제주(10월 1일), 부산·울산·경남(2일) 경선에 이어 인천(3일) 순회경선에서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