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희생당한 9.11, 미국 20주년 추모식 곳곳서 거행

11일(현지시간) 9·11 테러 추모행사가 열린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 시민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977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20년 되는 날인 11일(현지시간) 미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이번 추모식은 테러 발생 20주기라는 상징성에 지난달 말 종료된 미군의 아프간 철군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엄숙한 분위기에서 거행됐다.
 
주요 추모식은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있던 뉴욕시와 펜타곤(국방부)이 있는 버지니아 알링턴, 펜실베니아 생크스빌 등 당시 주요 테러 대상지들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은 지점, 또 그들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순직한 무명의 시민들이 산화한 지역 등이다.
 
우선 9.11 테러 추모식의 상징처럼 된 희생자들 이름 호명식이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자리에서 아침에 진행됐다.
 
호명식은 9.11이 숫자와 날짜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기억되도록 하기 위해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년 전 세계무역센터 북측 타워가 범인들이 공중 납치한 항공기에 의해 들이 받힌 아침 8시 46분에는 뉴욕시 전역에서 추모의 종소리가 일제히 울려 퍼지기도 했다.
 
추모식 현장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직 대통령들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누구도 연설하지는 않고, 1시간 뒤 쯤 펜실베니아 생크스빌로 떠났다.
 
생크스빌은 9·11 당시 유일하게 목표물과 충돌하지 않고 생크스빌 들판에 항공기가 추락한 곳이다.
 
당시 공중 납치된 유나이티드 항공기내 탑승자들이 테러범들에게 항공기 통제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항하지 않았다면 이 곳이 아닌 워싱턴DC 의사당이나 백악관이 목표물이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생크스빌에서는 특히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추도사를 낭독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유나이티드 항공기 탑승자들을 가리키며 "현재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 들판 위의 하늘에서 있었던 저항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11 이후 나는 회복력이 있는 단합된 국민을 이끌어 자랑스러웠다. 미국의 단합에 대해서라면 그 시절은 지금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국내의 또 다른 테러 세력을 겨낭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대한 위험이 국경 밖에서 뿐 아니라 안에서도 생기고 있는 증거를 보고 있다. 외국의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과 국내의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 사이에 문화적 유사성은 없다"고 말해 올해 1월 미국에서 발생한 의회 폭동사태를 간접 비판했다.
9.11 테러 20주년을 앞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옛 세계무역센터 빌딩 자리에 조성된 '메모리얼 풀' 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두 곳과 또 다른 테러 장소였던 펜타곤 추모식에 모두 참석했지만 추도연설은 하지 않았다.
 
당초 연설을 고려했지만 최근 아프간 철군의 아비규환이 다시 소환될 수도 있다는 참모진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오늘도 내일도 절대 멈추지 않겠다"며 "9.11 테러 이후 곳곳에서 영웅적 행위를 봤고 국가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느꼈다. 단결은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는 짧은 영상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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