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hot summer 10대 가요제'에서 남다른 실력을 뽐내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밴드가 있다.
주인공은 평균 나이 16세의 수원시 중앙기독중학교 밴드 동아리 '버스커드림'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버스커드림은 유연석, 하림, 박기영, 이영지, 래원 멘토로부터 "나이에 걸 맞지 않은 완성도", "성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연주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버스커 드림의 장점은 실력만이 아니다.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버스킹(길거리 공연)과 봉사활동, 독도의용수비대를 위한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는 등 실력과 인성을 둘다 갖춘 밴드다.
CBS노컷뉴스는 버스커드림을 만나 아름다운 선행을 보여준 계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보컬 1명으로 시작…1년 만에 어엿한 밴드로
버스커드림의 시작은 지난 2017년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앙기독중 이원철(49) 교사는 우연히 김소윤(당시 중1)양의 노래를 듣고선 "나혼자만 듣기엔 아까운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곧바로 김양을 설득해 노래 동아리인 버스커드림을 만들었고, 이어 문지원(당시 중3), 고가은(당시 중3)양까지 합세하면서 동아리 모양세를 갖춰갔다.
이들의 첫 무대는 학교 안에 있는 작은 야외 쉼터였다. 부원들은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마다 쉼터에서 버스킹 공연을 열었다.
마이크와 스피커 뿐인 단촐한 공연이었지만, 이 모습을 보고 가입을 희망하는 이들까지 생겨나 부원은 10여명으로 늘었다.
이듬해인 2018년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하는 '꿈의 학교'를 통해 500만원 지원받은 이 교사는 버스커드림을 밴드로 만들기 위해 보컬, 베이스, 기타 강사를 섭외했다.
부원들은 각자가 자신있거나 관심이 있던 악기를 골라 연습에 몰두했고, 현재 이성진(중3·퍼커션, 드럼), 김동준(중3·베이스), 이찬우(중3·어쿠스틱), 김현민(중3·첼로), 이유빈(중3·매니저), 안하음(중1·피아노건반), 백건우(중1·일렉기타) 등이 함께 밴드의 충추역할을 맡고 있다.
이 교사는 "김소윤 학생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목소리가 너무 좋았고, 문뜩 하나님이 은사를 주신데는 목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소윤 학생 뿐 아니라 재능 있는 아이들을 모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능기부 통한 독거노인 돕기 캠페인
학교 인근에 있는 영통구 원천동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부원들은 버스킹 공연을 통해 벌어드린 수익으로 지역 내 독거노인을 돕기로 했다.
2018년 5월부터 곡을 선곡하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해 나갔다. 또 그동안 독거노인 가정 5곳을 방문해 어르신의 생활을 돕고, 모금함과 베너 홍보판도 제작했다.
'독거노인, 혼자 사는 아이와 다르지 않습니다'를 슬로건으로 캠페인 영상까지 제작한 버스커드림은 같은해 7월 광교호수공원에서 첫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11월까지 광교 카페거리, 백화점, 경기도 상상캠퍼스, 나혜석 거리 등에서 공연을 열었다.
그 결과 모금액 120만 원이 모였고, 부원들이 직접 키운 채소를 판매한 수익금, 학부모들의 후원금까지 더해져 총액은 200만 원으로 불어났다.
부원들은 이돈으로 생필품 등을 구매해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 5명에게 전달했다.
독도의용수비대 위해 울릉도까지 찾아
성공적인 공연으로 자신감이 붙은 버스커드림은 우리나라 영토인 독도를 알리고 독도의용수비대의 공을 기리기 위해 다음 무대 장소를 독도로 결정했다.
때마침 올해 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가 지원하는 '독도 탐방 사업'에 결원이 생기면서 버스커드림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운 좋게 빈 자리를 메꾸게 된 버스커드림은 중앙기독중 '독도 드림 동아리'와 함께 올해 5월 울릉도로 향했다.
비록 기상 문제로 독도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은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동준군은 "무거운 악기를 메고 울릉도를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여서 가능했다"며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노래를 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K-POP 알리고파
지난 2019년 국제기독교학교연합(ACSI)을 통해 스페인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버스커드림은 해외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대로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중 한 곳을 방문하는 게 학생들의 목표다.
이를 위해 학업 때문에 밴드 활동을 쉬고 있는 보컬의 빈자리도 메꿨다. 뮤지컬 꿈나무인 김태린(중앙기독초 4학년)양은 부원들과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김태린 양은 "노래가 좋아서 밴드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아직 나이가 어려 울릉도에서도 못 따라가고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힘들어도 언니, 오빠들과 열심히 노력해 해외에 꼭 함께 가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끝으로 "버스커드림의 목적은 이웃 사랑을 몸소 체험하면서 축복을 누리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통해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행복을 누리며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