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급증에 추석 연휴까지…'위드코로나' 가능할까?

전국민 70% 접종 후 11월 초~중순쯤 위드코로나 예상
수도권 확산세·추석 연휴 이동량↑…"유행 확산 우려"
위드코로나 발표 자칫하면 '방역완화 시그널'될 수 있어
전문가 "10월 말까지 확진자 줄이기 쉽지 않을 수 있어"

이한형 기자

'위드코로나' 예상 시행 시점이 두달 정도 남은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연일 2천명대로 나오는 등 4차 유행 확산세가 그치지 않으면서 방역 완화가 가능할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거센데다 이번달 중순에는 추석 연휴까지 껴 있어 자칫하면 폭발적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확진자 폭증 '뇌관' 수도권 확산·추석 연휴…위험요소 '산적'


이한형 기자

정부가 현재 방역정책을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힌 시점은 11월 초~중순쯤. 10월 말 전국민 70%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무리하고 면역 형성기간인 2주가 경과한 시점부터 방역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두 달 정도 남은 시점이다.

방역 완화한 조건은 우선 유행 확산세를 잡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단에 "9월 동안 현재 유행 규모를 안정화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위드코로나를 시행할 경우 현재보다 사망자가 2~3배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한다고도 했다.

지난달 위드코로나를 시행한 영국은 하루 확진자가 4만명대로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도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4차 유행 면면을 보면 확산 위험요인이 산적해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전날 2049명 발생하며 지난 7일에 이어 이틀째 2천명대로 나오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시행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수도권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하루를 빼고 모두 네자릿수 확진자가 나왔다. 7일에는 지역발생만 1476명 나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기준으로는 일주일간 수도권 인구 10만명당 4.6명 발생해 인구 비례 환자 발생 수가 비수도권의 2배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경우 인구밀집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아 언제든 폭발적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4차 유행의 뇌관인 셈이다.

여기에 오는 추석 연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대규모 이동할 경우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다. 연휴 기간 내 방역 인센티브로 사적모임 인원제한이 8명까지 완화된만큼 감염 확산 위험도 크다. 손 반장도 전날 출입기자단에 "수도권 증가세로 (유행 확산의) 위험 요인이 많이 남아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아직 유행의 정점은 오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수도권 확산세가 전체 유행을 견인하는 상황인만큼, 수도권 환자가 줄어야 정점이 지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아직 낌새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예방접종률이 꾸준히 상승한 만큼 이번달 중순쯤이면 4차 유행이 수그러들 수 있다고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손 반장은 "현재 예방접종의 확대 속도라면 정부가 (전 국민 70% 1차접종을) 목표한 시점인 9월 중·하순부터 예방접종의 누적된 코로나19 전파 차단효과, 중증도 감소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기준 백신 1차 접종 인원은 누적 3170만9767명으로 전체 국민의 61.8%다. 2차 접종 완료자는 37.2%다.

위드코로나 검토중이지만…방역완화 신호될까 '전전긍긍'


이한형 기자

그러나 이번달 중순 유행이 잡힌다 하더라도 섣불리 위드코로나 정책을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르면 오는 11월 초쯤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실무협의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위드코로나의 개념과 방향성이 모호하기 때문에 어떤 방역 정책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처 간 협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치면 10월 말쯤 위드코로나의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도 꺼리는 상황이다.

방역을 완화한다는 계획이 발표될 경우 자칫하면 잘못된 '대국민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중순, 정부가 방역 완화 내용을 담은 새 거리두기 체계를 미리 발표하자 바로 유행이 폭증한 바 있다.

위드코로나라는 개념도 방역의 빗장을 푸는 어감이 있다며 대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전문가 "확진자 감소 기대하기 쉽지 않아…단계 서서히 풀어야"


이한형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역에 고삐를 죄더라도 급격한 확진자 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현재 1차 접종률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2차 접종률이 70%에 근접하는 10월 중순쯤 돼야 큰 감소폭을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서 전파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도 변수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는 "10월 말까지 방역을 유지할 때 환자를 얼마나 감소시키는 지가 관건"이라면서도 "해외 사례를 볼 때 급격한 확진자 감소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11월이 되더라도 방역 완화는 서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운영시간이나 인원제한을 조금씩 완화하는 건 불가피하다면서도 조치별 확진자 증감 유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 발생보다는 코로나19 치료제 보편화 등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확진자 수가 다수 나오더라도 치료제를 통해 중증환자나 사망자를 관리한다면 위드코로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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