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몸 보이면 안 돼"…탈레반, 여성 스포츠 금지

탈레반 "여성에게 스포츠는 부적절" 주장
여성 시위대에 채찍까지 휘둘러
과도정부 내각은 모두 남성으로 채워져

아프간 여성 크리켓 선수들. 탈레반은 이런 수위의 노출도 이슬람에서 금지된다며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의 스포츠 경기를 금지시켰다.

아프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호주 S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스포츠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와시크 부위원장은 크리켓 경기를 예로 들면서 "여성의 얼굴과 몸이 가려지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이슬람은 여성의 이런 모습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과 동영상이 도는 미디어 시대에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지켜볼 것"이라며 "이슬람과 이슬람 토후국은 여성들이 크리켓이나 스포츠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크리켓은 아프간에서 인기 스포츠다. 탈레반은 남자 크리켓 대표팀의 경우 연말 호주에서 열리는 시험경기 참가를 승인한다고 밝혔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부르카를 쓴 아프간 여성들. 연합뉴스
탈레반은 앞으로 여성 인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여성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탈레반은 새 교육 규정을 발표하면서 여대생들이 니캅과 아바야를 착용해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도록 지시했다.

또 과도 정부 내각을 발표하면서 여성은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CNN은 이날 아프간 카불에서 과도 정부가 남성 각료들로 구성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이 시위대에 채찍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집권으로 아프간에는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 인권이 탄압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양상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