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가 무인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쳐 경찰 조사까지 받자, 그 부모가 오히려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를 향해 절도를 부추긴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식을 잘못 가르쳐놓고 남 탓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네아이들 다 절도범 만들지 말고 알바 쓰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공유되고 있다.
12살 자녀의 부모라고 밝힌 작성자가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캡처돼 있는 것으로, 해당 글에는 자신의 자녀의 절도가 편의점 운영의 문제라고 지적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 작성자는 "6개월 전 무인 편의점 절도 혐의로 오늘 12살 우리 아이가 법원에 다녀왔다"며 "(당시) 저는 부끄러워서 안 줘도 되는 합의금 3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자식 잘못 키워서 뭐라 할 말은 없다"면서도 "동네 아이들 다 절도범 만들지 말고 알바생을 쓰라. 가게 문 활짝 열어두고 절도를 부추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해당 무인 편의점이) 자판기 식이었고, 우리 애가 자판기를 뜯었다면 이런 글을 안 쓴다"고 불평했다.
논란이 일자, 현재 원본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딱이다"라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훔친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그 행동 자체가 잘못된 거고,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지 못한 것은 부모 탓"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절도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인점포 대상 절도 범죄는 2019년 203건, 2020년 367건,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700여 건 이상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가운데 미성년자의 절도 행위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청주에서 미성년자 3명이 훔친 차량을 타고 다니며 3시간 만에 무인점포 5곳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7일에는 서울, 부산, 천안, 평택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인점포에서 절도 행각을 벌인 10대 청소년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보안기술을 활용해 무인점포 범죄를 예방하는 '안심스마트점포'를 개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