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다단계 판매 사기 '제이유그룹 사건' 가담자가 또다시 비슷한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H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정모씨를 사기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정씨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H그룹을 설립해 2019년 3월께부터 "회사에 투자하면 큰 수익과 고가 외제차를 제공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정씨는 투자자들에게 H그룹의 주주명부 입단 및 출자금 이자배당, 1년 후 출자금 반환, 고가 외제차 차량 선물 등을 약속했다. 자신이 만든 가상화폐를 구매하면 6개월 뒤 10배로 되팔 수 있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투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정씨의 제안에 넘어가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가량을 H그룹에 투자하거나 가상화폐를 구매했다.
하지만 정씨의 약속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이자는 예정대로 배당되지 않았고, 출자금 반환 역시 일부 투자자에게만 이뤄졌다. 정씨가 판매한 가상화폐는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아 거래가 불가능했다.
피해자들은 부진한 H그룹의 영업실적과 열악한 재무구조 등을 근거로 정씨가 처음부터 사업을 통해 투자금을 반환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정씨가 '이사' 직함을 가진 직원들을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모집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줬다는 점 등을 들어 계획적인 다단계 사기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앞서 '제이유 사건'에서 주범인 주수도 회장과 함께 불법 다단계 영업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2007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는 정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향후 피해자와 대질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