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반(反)탈레반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폭력적 통제를 받는 여성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탈레반의 강경 진압에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시민들은 이날 파키스탄 대사관 앞에 모여 탈레반이 저항세력의 거점인 판지시르 지역을 공격하는 데 파키스탄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방의 지원을 받던 아프간 정부는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지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은 의혹을 부인했다.
시위대에는 수십 명의 여성들이 동참했다. 이들 여성은 탈레반 전사들에 의해 죽은 아들을 애도하며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돕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엄마다. 당신이 내 아들을 죽였을 때 나도 죽었다"는 팻말을 든 이들도 있었다.
여성들은 "90년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등을 외치기도 했다.
탈레반은 시위대가 대통령궁 인근까지 행진하자 빠르고 가혹하게 탄압했다. 그들은 하늘을 향해 총을 쏘며 위협하고, 시위를 취재하는 취재진을 체포했다.
총을 든 탈레반 전사들은 취재진의 마이크를 빼앗아 구타했다. 그들은 기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몇 시간 동안 구금했다. 보복 우려로 익명을 요구한 해당 기자는 AP통신에 "시위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에 구타당한 것이 이번이 3번째"라며 "다시는 시위를 취재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헤라트의 반탈레반 시위대 중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현지 의료진은 이들이 모두 총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샤리아) 내에서 여성들의 권리를 인정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교육과 회사 복직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어야 외출이 가능하고, 여학생들에게는 눈만 내놓는 '니캅'을 강요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과도 정부 인사는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