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첫 분수령이 될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슈퍼위크) 투표가 8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됨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 또한 분주해지고 있다.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64만표가 걸려 있는 만큼 어떻게든 좋은 성적표를 받아야 향후 레이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청서 대세 확인한 이재명 '민심도 당심따라' 기대…본선 경쟁력에 집중
지난 주말 두 차례 충청지역 경선에서 과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당심에서 드러난 대세가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심 기대 중이다.
경선 초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선거인단 모집에 나섰던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전체 선거인단이 180만명을 넘어서는 등 규모가 매우 커 최근 지지율 추이와 비슷하게 투표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1등 주자답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통 큰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전략의 방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최근 연이어 발생한 강력 범죄에 대해 수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게 나오고 있는 점 등 여론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방침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의 주목도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슈를 찾아서 선제적으로 던져야 할 것"이라며 "다만 선두주자로서의 안정감 또한 중요한 만큼 국민들이 원하시는 시원한 부분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부분을 동시에 보겠다"고 말했다.
때이른 대세론 형성으로 인해 자칫 승리 분위기에 도취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도 숙제다.
이 지사 측은 예선을 너무 쉽게 통과할 경우 본선에서 감각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네거티브 타파' 선언 등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격패 당한 이낙연 '네거티브 타파'로 본모습 찾는다
충청지역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과반 득표를 허용하며 충격패를 당한 이 전 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네거티브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지금부터 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거티브 전면 중단 선언에 나섰다.
그간 '맞지 않는 옷'으로 평가됐던 네거티브 선거운동과는 완전히 거리를 두고 엄중함과 안정감 등 자신의 강점으로 꼽혀왔던 요소에 집중함으로써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은 충청지역 경선에서 드러난 저조한 권리당원 투표율이 역전의 키(key)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선이라는 가장 큰 정치적 축제에 당원 절반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지사의 대세론이 반쪽짜리 대세론이고, 상당수 당원들이 이 지사를 당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대로 된 대세론이라면 당원들이 더 투표에 참여해 그 후보가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당원들이 1등 후보를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 또한 당원들의 마음을 풀어드리지 못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이제는 당원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겠다는 선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말 경선이 이 지사의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치러지는 만큼 1차 슈퍼위크 전까지 급격한 반전을 꾀하기 보다는 이 전 대표의 안방격인 다음 주말인 호남 경선 전까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네거티브 중단, 양극화 해소 등의 화두를 던지는 것은 물론, 당원과 국민이 원하면 어떤 모습으로라도 변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조한 만큼, 10여일의 기간 동안 진정성 있는 행보를 통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을 방침이다.
자가격리 끝내고 기지개 켜는 정세균…고향 향하는 추미애
대전·충남에서 3위를 했지만 세종·충북에서는 4위에 머물며 3위 수성마저 불확실해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자가격리가 해제된 만큼 그간 부족했던 바닥민심 얻기에 최대한 공을 들일 계획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 후 1차 슈퍼위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전·충남에서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실망했다"면서도 "10일 동안 격리되면서 당원들이나 지역위원회와의 소통이 부진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변동 없이 뚜벅뚜벅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답했다.
정 전 총리 측도 평소 폭넓은 네트워크 구성으로 현장에서 강한 것이 정 전 총리의 장점인데 자가격리와 방역으로 인한 현장투표 금지 등으로 인해 이런 부분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지지율을 회복한다면 다시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충북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고무된 추미애 전 법무장관 측은 권리당원 투표율이 저조한 점에서 이 지사를, 이 지사에게 2배 가까운 격차로 패배한 2위가 됐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를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의 경우 후보 자체에 대한 지지층도 있지만, 친문 성향의 지지층 중 이 지사에 반대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지지층도 적지 않은 만큼, 추 전 장관이 선명성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지사의 과반 승리로 인해 남아 있는 경선 흥행카드는 어느 하위권 주자가 상승세를 보이느냐 뿐"이라며 "4위로 시작해 3위까지 순위를 올렸는데, 1차 슈퍼위크와 추 전 장관의 고향인 대구지역 경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위 싸움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