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는 中 왕이…시진핑 방한 또 관심 가능성은 점점 희박

지난해 11월 서울 방문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찾아
지난 4월에는 샤먼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 개최
만나야 할 특별한 이유는 안보여…한미동맹 견제용 분석도
시 주석 방한 문제 논의될듯
코로나·한국 대선 등 감안하면 실제 방한 쉽지 않을듯
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문 대통령 초청하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공동취재단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달 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을 방문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서울 방문 이후 약 10개월 만이고 지난 4월에 중국 샤먼에서 두 사람 간에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된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꽤 원활한 교류라고 할 수 있다.
 
왕 부장의 서울 방문은 사드 사태 등으로 주춤하다 2년 전인 2019년 12월에 5년 만에 재개됐다. 이어 9개월 뒤인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외교의 '원톱' 양체즈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제주도를 찾아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했다.
 
왕이 부장은 서울 방문 기간 동안 정의용 장관과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와 상호 실질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실험 단지 핵 활동 재개 움직임으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왕이 부장의 이번 서울 방문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는 뚜렷하지 않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월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극(極) 최소한에서 이뤄지고 있고 4월 샤먼 회담 이후 양국 관계와 한반도 및 주변 정세의 특이한 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양국 외교 장관들이 얼굴을 맞대야 할 요인을 찾기 어렵다.

왕이 부장의 서울 방문이 10일부터 이어지는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방문 뒤에 이루어지는 만큼 주변국 관리 일환이자 한미동맹 견제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국 고위급 교류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가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인데 이번에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에서 논의는 되겠지만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고 추석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왕이 부장이 이번 서울 방문에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는 시 주석 주선으로 남북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제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 고위급이 오더라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정도일 것이고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이 갈 이유도 없어진다는 전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문 대통령이 내년 2월에 베이징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때는 한국의 대선이 불과 한 달 밖에 안 남은 시점이다.
 
연합뉴스

보다 멀리는 내년 10월 또는 11월에 열릴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시 주석이 이 때까지는 대외활동을 삼가고 집권 연장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상간 방문은 양국 정상의 결단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시 주석의 선(先)방문 없이는 우리 정상의 중국 방문은 저자세 외교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이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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