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원증 사진을 올린 후 "2001년에 입사해서 올해까지, 만 20년을 MBC 예능본부 PD로 살아오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여의도와 일산, 상암 MBC를 거치며 입으로는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늘 새로움을 강조해 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확실히 정한 건 없습니다. 다만 오래 몸담은 회사에 미리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지난 8월 초, MBC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PD는 "제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란 걸 알기에 MBC도 저의 뜻을 존중하며 미래를 응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2021년 12월까지는 MBC 예능본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사원증을 반납한 이후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MBC와 협업하는 방법도 논의할 생각입니다"라고 알렸다.
김태호 PD는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여러 행운과 인연들이 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습니다. 2021년 남은 기간은 '놀면 뭐하니?' 팀 내에서 열심히 보탬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놀면 뭐하니?'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이날 오후 MBC는 공식입장을 내어 김태호 PD가 사의를 표명한 게 맞다며 "MBC와 MBC 예능본부는 김태호 PD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김태호 PD의 앞날을 응원한다"라고 밝혔다.
2001년 MBC에 입사한 김태호 PD는 2005년부터 시작해 MBC의 간판 예능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은 '무한도전'을 연출했다. 이후 '같이 펀딩'을 연출했고 2019년 7월부터 유재석이 펼치는 무한확장 유니버스를 그리는 '놀면 뭐하니?'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비, 노홍철, 이상순과 함께하는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