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 대학교 교수)
일본의 시스템은 집권당 총재가 그 나라의 총재가 되는 이런 시스템이죠. 그래서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가 중요한 건데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거는 총리 사퇴 선언을 한 거나 다름없어요. 그러면 다음 총리는 누가 될 것인가. 일본 총리가 누가 되느냐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그래서 오늘 짚어봅니다. 일본 게이센여학원대의 이영채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영채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이유가 궁금해요. 아직 1년도 채 안 했는데 왜, 왜 그만 하겠다는 겁니까? 스가 총리?
◆ 이영채> 그렇죠. 한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는 코로나 대책에 실패했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올림픽을 강행한 거죠. 그래서 결국 지지율이 취임 초에 70% 정도였는데 최근에 20% 정도까지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고요. 그런데 이제 스가 정권 출범 이후에 최근에 치러진 이 보궐선거라든지 도쿄도의회 선거라든지 여기에서 연거푸 졌고 최근에는 스가의 지역구인 가나가와 현에서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도 결국 패배했죠. 그렇다라면 스가를 간판으로 총선거를 치르기에는 어렵다, 라고 자민당 내에서 반발이 있었던 거죠. 이렇게 리스크가 커지니까 결국 스가 수상을 만든 것은 아베 수상인데, 이 아베 수상과 아소 재무상의 두 파벌이 이번에 스가를 버린 거죠. 그렇다면 결국 아베 수상의 위기에서 (스가를) 방패로 사용했고 결국에는 쓸모가 없어졌기 때문에 버림받아서 결국 스가 수상은 자기 스스로 사임하게 되는 이런 사안이 됐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토사구팽이에요, 일종에?
◆ 이영채> 그렇죠. 1년짜리 토사구팽이라고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스가 지지율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스가를 간판으로 총선 치르면 자민당이 망한다. 그러니까 간판 바꾸고 총선 치르자. 이게 뭐라고 해야 돼요. 스가 총리가 물러나기는 물러나는데 자의로 물러난다고는 볼 수는 없는 거네요, 그렇게 보면.
◆ 이영채> 그렇죠. 결국에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결국에는 자민당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베 전 수상이고 아베 전 수상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결국 스가 총리는 스스로 물러난 거죠.
◆ 이영채> 결국 스가 총리로 간판을 했을 때는 여론조사에 의하면 현재보다 약 60% 정도를 진다라고 나오는데 그렇다라면 결국 스가가 아닌 새로운 인물로, 스가보다 더 나은 인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죠. 그래도 자민당이 과반수를 얻기는 어렵다, 라고 하는 게 중론이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개혁적 인물이 나오든지 그렇지 않으면 좀 더 보수적인 인물로 갈 것인지. 선거, 총재 선거의 프로세스가 좀 더 좌우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그걸 지켜보겠다는 거죠. 또다시 아베 수상을 이어가는 이러한 계승자가 나올지, 아마 새로운 인물이 나올지 일단은 지켜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자민당 총재 후보가 그러면 누구누구 나왔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네요. 그중에서 총리가 될 사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니까. 보겠습니다. 이름들이 좀 어렵네요. 기시바, 이시바, 고노, 다카이치. 일단 이렇게 4파전으로 봐야 되는 거죠?
◆ 이영채> 그렇죠. 지금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일단 유리한 것은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인데. 이분은 한국에서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한일위안부 합의 했을 때 일본 외무상이었죠. 자민당 내에서는 그래도 온건파에 가까운데 한일 국회정상회담을 65년에 성립한 이케다파를 계승하고 있죠. 그렇지만 이제 스스로는 수상이 되기 어렵고 결국 아베 수상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조금 더 극우 성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고요. 그런데 이제 아베 수상과 가장 적대적인 관계에 있고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시바 시게루라고 하는 전 간사장인데.
◇ 김현정> 이시바 시게루.
◆ 이영채> 이분은 자민당 내 지방의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 표로 대부분 총재가 결정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 속에서는 인기가 없어요. 그래서 아마 이번에는 출마를 지금 보류하고, 오히려 더 젊은 층이 고노 다로를 응원하겠다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시바 시게루가요?
◆ 이영채> 네.
◇ 김현정> 고노 다로로 가죠. 고노 다로는 어떤 사람입니까?
◆ 이영채> 고노 다로는 전 외무상도 했고 한국에 알려진 것은 고노 요호게라고 해서 한국의 고노 담화를 밝힌, 역사인식에서는 친한파의 아들이기도 한데.
◇ 김현정> 고노 담화의 그 고노상의 아들이에요, 아들, 여러분.
◆ 이영채> 아들이죠. 그런데 고노 다로는 지금 현재 스가 정권에서는 백신을 담당한 장관이었고 젊은층에 인기가 있습니다. 개혁적이기도 하고요. 국민적인 인기도 지금 제일 높은데 문제는 이 고노 다로가 좀 성격이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강경책을 쓰고 있고.
◇ 김현정> 지난번에 우리나라 대사 불러서 얘기하다가 막 말을 막으면서 항의하고 이랬던 사람 아니에요? 굉장히 외교적인 결례 저질렀던 이 사람이잖아요. 이 사람.
◆ 이영채> 그렇죠. 한국에 대해서는 오히려 강경 정책을 보이면서 보수의 표를 얻으려고 하는데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야 고노 다로는 아소파에 속해 있는데 현재 아소 재무상이 고노 다로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자기 파벌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렇지만 자민당 내 구조를 보면 어떻게 보면 이시바 시게루라든지 그리고 전 고이즈미 수상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라든지 오히려 젊은 층들이 오히려 고노 다로를 중심으로 새로운 보수를 만들겠다, 아마 이런 연계로 간다라고 하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요.
◆ 이영채>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베 수상이 누구를 지지하느냐, 이렇게 나오는 거겠죠. 그런데 아베 수상은 여기에서 카드를 지금 끊었던 게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하는 여성인데 전 일본 총무상을 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카이치 사나에라는 사람이고 유일한 여성.
◆ 이영채> 그렇죠. 그런데 이 다카이치 사나에는 아베 키즈라고 해서 일본 지금 아베 수상의 국회의원들 중에서는 가장 극우 쪽에 속하죠. 헌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또 야스쿠니 참배를 매년 강행하고 있는 국회의원입니다. 그런데 이 다카이치 사나에를 아베 수상이 지금 밀고 있는 것은 아마 이게 당선이 되기보다는 지금 자민당 선거가 1차 선거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할 거고 2차에서 국회의원들만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가 결정이 될 겁니다. 그렇더라면 이 아베 수상은 다카이치 사나에, 자기파의 지지표를 가지고 결국 누구든지 마지막 교섭을 하겠다는 거겠죠. 결국 자기 말을 듣는 사람을 총재로 만들겠다고 하는 이런 카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4명에 대한 설명을 굉장히 자세하게 해 주셨어요.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이 4명 중에 누가 되는 게 우리한테 제일 나아요? 그나마 나아요?
◇ 김현정> 지금 세대교체가 된다고 하면 누가 되는 거예요?
◆ 이영채> 고노 다로를 지금 밀고 있는 세력들은 고이즈미 신지로라든지 그리고 이시바라든지, 이런 쪽은 고노 다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대교체로 가겠다라는 거고. 이 아소라든지 아베 수상은 정통 보수 우익으로 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선거는 오히려 아베 수상이 과연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말 그대로 아베 수상의 의지대로 자기파들이 따라가 주는지, 이것도 하나의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갑자기 궁금한 게 아베 수상은 어찌 그렇게 영향력이 셉니까? 계속 해서 영향을 미치고 이 사람이 점지를 해줘야 그 사람이 총리가 되고. 어떻게 그렇게 힘이 세요?
◆ 이영채> 일본에서 정통 자민당 온건보수가 집권을 하다가 결국 민주당으로 정권으로 교체했지만 3.21 대지진 이후에 일본이 위기 속에 아베 수상이 등장을 했죠. 아베 수상이 2012년 이후에 약 7년 반 동안 6번의 선거에서 아베 수상이 전승을 했습니다. 지금 국회의원, 자민당 국회의원 거의 90%는 아베 수상에 의해서 당선된 사람이거든요.
◇ 김현정> 다 아베 키즈예요?
◆ 이영채> 그렇죠. 지방 의원들도 다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실제 아베 수상이 영향력이 있고. 이것만이 아니고 미디어 관계자들 그리고 정부 관료들, 국장급은 다 아베 수상이 다 임명한 쪽이 돼 있기 때문에 실제 일본 전체에서 아베를 비판하기는 어려운 거죠. 이런 사회가 7년간 만들어진 거죠.
◇ 김현정> 정치권도 꽉 잡고 있고 언론계도 꽉 잡고 있고 사실상의 상왕이네요, 상왕. 물러났어도.
◇ 김현정> 이런 상황입니다, 여러분. 오늘 일본의 흐름, 이영채 교수와 함께 쫙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영채>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게이센 여학원 대학교 이영채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