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선 뒤 야권 후보와의 본선에서 이 지사를 찍지 않겠다는 이 전 대표 지지층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여론 조사도 나오고 있어 당내에서는 '원팀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또 이 지사의 대세론 지속이 민주당 경선 흥행에 오히려 '빨간불'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원팀 불가? 늘 나오던 얘기…당락 좌우 못해
민주당 대선 주자 캠프 사이에서는 충청권 경선 전부터 경선 불복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회자되면서 후보간 설전도 벌어졌다. '원팀 불가론'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이낙연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 장담이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원팀 불가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4일과 5일 충청권 경선에서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변호사비를_공개하라"는 현수막을 펼치는 등 이 지사를 직격했고, 이 지사 지지자들은 합동 연설회장에서 설 의원을 막아서는 등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남은 순회경선 기간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될 경우, 설 의원이 언급한 대로 '원팀 실종'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이 전 대표 지지층 중에서 45.2%만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지사 지지층(68.6%)은 물론, 야당인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79.6%)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치다.
기획단 관계자는 "원팀 불가 논란은 경선이 치열해지면 늘 나왔던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적극 지지자들 중 문재인 당시 후보를 찍지 않았던 사람이 어느 정도 되었겠냐? 당락을 좌우할 만한 영향력 있는 숫자는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에서는 또 경선에 나선 주자들이 모두 본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용광로 선대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대선 때처럼 캠프 외부 인사에게 대선 캠프 인사권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캠프 인사권을 주면서 제3의 인물이 비서실장·상황실장 등 요직을 맡은 것처럼 당과 캠프를 유연하게 이어주는 과정을 거치면 '원팀 불가론'은 자연스레 불식될 거라는 취지다.
존재감 흐릿해진 강성 친문…이재명 낙선 운동 효과 없었다
물론 이른바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당원들은 이 지사를 끝까지 뽑지 않겠지만, 당에서는 이번 충청 경선 결과를 보고 강성 친문의 영향력이 실제론 미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일례로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일부 강성 친문 당원들은 '이재명 낙선운동'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구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
당시 전해철 의원(현 행정안전부 장관)은 친문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경선에서 이 지사에 패배했고, 지지자들간 감정 싸움도 지금 못지않았지만 결국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이낙연 캠프에서는 아직 '1차 슈퍼위크'(64만명)도 끝나지 않은 본경선 초반이라는 점에서 '골든크로스'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다음 정권에서도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서 정책 연결성을 완성시킨다는 전략이다.
당 경선 이후 캠프와 지지층 사이의 누적된 신경전으로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손사래를 쳤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교체되는 것 보다는 이재명이라도 되는 게 낫다'는 정서도 감지된다.
청와대 출신 당직자나 당 관계자들 사이에 반(反)이재명 정서가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정권 교체를 묵인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들 상당수도 "이 지사가 경선에서 이기면 어쨌든 도와야 할 것"이라며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문 대통령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최소한의 신뢰가 있지 않느냐. 이 지사도 친문에 이 정도 신뢰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