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4 대책 발표 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그야말로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금융권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까지 인상됐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오름세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2.4대책이 나오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재보선 기간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다시 한번 오르기 시작했다. 4월 첫주 0.05%까지 떨어졌던 상승률은 최근 매주 상승해 5주 연속 0.2%상승으로 이어졌다.
서울 뿐아니라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다. 수도권은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7주 연속0.3~0.4%대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중이다. 최근 7주간의 상승률은 0.36%→0.36%→0.37%→0.39%→0.40%→0.40%→0.40%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이 흡사 도미노현상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의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1차 상승하고 나면 뒤이어 서울의 주변부로 가격상승이 이전되고 그 다음으로 경기도의 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른다는 것이다.
얼마나 오르길래 천정부지라고 할까
압구정 한양 210㎡ 1년새 18억원 뛰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89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의 1천853만원과 비교하면 536만원 올랐다. 85㎡ 아파트의 경우 2년 사이 15억 7천만원에서 20억 3천만원 수준으로 4억 5천만원 넘게 올랐다. 강남 3구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은 2139만원, 송파구는 1760만원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현대3차 전용면적 163.85㎡는 지난달 10일 39억원(4층)에 매매가 이뤄져 지난해 11월 30억원(2층)에서 9억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6.25㎡는 지난달 45억 5천만원(2층)에 거래돼 지난해 9월 33억 7천700만원(4층)에서 11억 7천만원 상승했다. 모두 재건축이 가시화할 경우 아파트값이 훨씬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란 분석이다.
서울 강북지역의 상승세도 무섭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노원구다. 8개월 동안 상승률이 18.00%에 이른다. 도봉구(16.21%), 동작구(14.56%), 마포구(13.50%), 동대문구(12.56%), 구로구(12.46%) 등이다.
서울의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내집마련의 꿈을 포기한 수요가 경기도로 이탈하면서 경기도 아파트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자치단체는 인천으로 상승률이 16.16%다. 의왕시(30.12%), 시흥시(28.86%), 안양 동안구(26.36%), 안산시(25.19%), 군포시(22.99%) 등이다. GTX라인에 접한 지역과 신도시 건설지역들이 가격 급상승 지역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