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것도 못됐어"…'인간실격' 전도연, 안방관객 울렸다

JTBC 인간실격 1회 방송 캡처

배우 전도연이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택한 휴먼 멜로 드라마 '인간실격'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내 호평받았다. 1회 전국 시청률 4.2%(닐슨코리아·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부정은 출판사를 그만둔 사실을 숨긴 채 남의 집에 가사도우미로 출근했고, 강재는 다양한 얼굴의 가면을 쓰고 역할 대행 서비스에 전념 중이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절친 딱이(유수빈 분)의 울음소리에 강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돈을 빌리고 잠적했던 정우(나현우 분)가 이름 모를 여자와 함께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것.

"나는 결혼 대행을 열 번 하면 했지, 장례 대행은 절대 안 하는 주의"라면서도, 가족도 없이 외롭게 세상을 떠나는 정우가 못내 마음에 걸린 강재는 딱이와 함께 그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한다.

한편 부정은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아들었다. 남편 정수(박병은 분)와 시어머니 민자(신신애 분)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집안은 발칵 뒤집혔다. '악플'로 고소를 당했다는 내막에 정수의 추궁이 이어지자, 부정은 "사람이 마흔이 넘으면 어떻게 해도 용서가 안 되는 그런 사람 하나쯤 생긴다"며 가시 돋친 반응을 보였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부정은 아버지 창숙(박인환 분)에게로 향했다. 아버지는 부정의 유일한 기댈 곳이었다. 그래서 더욱 자신의 힘든 속내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식은 부모보다 잘 살아야 맞는 거지"라는 아버지의 한 마디에 부정은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은 부정의 슬픈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눈물은 멈출 줄 몰랐고 그런 부정의 어깨 위로 낯선 손길이 다가왔다. 바로 강재였다. 정류장서부터 줄곧 우는 부정을 지켜보던 강재가 무심히 건넨 손수건은 이들 인연의 시작점이었다.

"그 손수건이요, 그게 좀 비싼 거라. 다 쓰고 버리지 마시고 세탁해서 쓰시라고요"라며 강재가 일어서는 찰나, 부정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소맷자락을 붙잡았다. 놀란 듯 돌아보는 강재와 위태롭게 흔들리는 부정, 다른 세상에 살던 두 남녀의 운명 같은 첫 만남이 심박수를 고조시켰다.


배우들의 감성 연기가 빛을 발했다. 전도연은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한 것을 깨달은 부정의 공허와 상실을 깊이 있게 그려냈고, 류준열은 27살 청년 강재의 자유롭고 거침없는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 2회는 5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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