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의 전쟁선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20일 만이자 1차 구속영장 집행 시도가 무산된 지 15일 만에 구속됐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월 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등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일반교통법 위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를 받는다. 양 위원장 측은 그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부하고 모든 사법절차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서울경찰청 7·3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양 위원장에 대한 영장 집행을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 경력을 투입했다. 이날 집행에는 수사인력 100여명과 41개 부대 등 총 3천여명 인원이 동원됐다.
경찰은 진입 40분만에 14층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양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해 종로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영장집행 과정에서 '빠루' 등 장비를 활용해 철문을 강제로 뜯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은 본부가 있는 중구 경향신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권의 민주노총 폭력 침탈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위원장 구속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이라며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되갚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양 위원장 영장집행 과정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민주노총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은 "군사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날 일이 오늘 일어났다"며 "꼭두새벽에 노동자의 심장과 고향과 같은 곳을 군홧발로 짓밟았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정권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전쟁을 선포한다면 전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며 "탄압이 온다면 투쟁으로, 총파업으로 달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한상진 대변인은 "경찰은 새벽 시간에 민주노총 사무실에 몇 명이 있는지도 모르고 많은 병력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영장 집행 당시 사무실에는 양 위원장과 당직자 2명 뿐이었는데, 수천명 규모 경력이 동원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향후 일정과 관련 "오늘부터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위원장 석방과 10월 20일 총파업 조직화에 총력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 1인 릴레이 단식 시위나 문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전종덕 사무총장은 "16개 산하 조직이 파업으로 민주노총 침탈, 양 위원장 연행을 규탄하겠다"며 "10월 20일 총파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40분쯤 민주노총 임원 7명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한상진 대변인은 "10월 20일 총파업을 위력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임원들이 다시 결의하며 삭발을 한다"며 "이 결의 헛되지 않도록 양 위원장과 함께 110만 총파업 투쟁 완성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 측은 양 위원장은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항의하겠다는 뜻으로 단식에 돌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