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간 철군 이틀만에 "탈레반과 협력"…왜?

미국-탈레반, '협력과 갈등'·'타협과 경쟁' 기묘한 관계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유튜브 캡처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으로 힘겹게 철군을 완료한 미국이 탈레반과의 협력을 모색중이다.
 
아프간에 잔류한 미국인 및 아프간 협력자들의 조기 이송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대한 대응 등을 위해서라지만 이를 놓고 고민도 적지 않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아주 협소한 문제들에서 탈레반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이슈로 (협력을) 확대하는 문제로 논리를 비약하지는 않겠다. 어디로 갈지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추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브리핑에 동석한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이슬람국가에 맞서 미군이 탈레반과 협력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리 의장은 탈레반에 대해 "그들은 무자비한 집단"이라며 강경한 자세도 내보였다. 
 
다만 철군 마지막 시기 탈레반과 협력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쟁에서는 해야 할 일은 해야한다"고 말해 불가피했음을 강변했다. 
 
앞서 미군은 철군 마지막 국면에서 탈레반 측과 비밀 협정을 맺고 미국인들을 카불 공항 입구까지 호송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이날 미군 지휘부의 입장은 그 같은 보도를 확인한 차원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20년간 전쟁을 치른 적성 세력과 철군 직후 협력을 모색한다는 자체에 대한 부담도 작지 않다.
 
미국 여론은 아프간 전쟁의 실패와 그에 따른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다.
 
이런 사정 속에서도 미군이 탈레반과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탈레반이 그나마 현지에서 이슬람국가의 준동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 등 잔류자들의 추가 이송을 위해서도 아프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프간을 재탈환한 탈레반으로서도 국가 재건을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긴요하기는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미국과 탈레반이 상대를 인정할 수도 배제할 수도 없는 관계를 이어가면서 협력과 갈등, 타협과 경쟁 사이에서 수년 또는 수십 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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