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의 강씨' 막자…경찰청, '소재불명' 성범죄자 집중추적

전자발찌 끊고 여성 2명 살해한 강모씨 사건 후폭풍
경찰청, 소재불명 집중검거 및 고위험군 점검 시·도경찰청 전파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지만 소재불명 성범죄자 119명
전자발찌 훼손, 도주한 수배자는 3명
"집중 검거 기간 한 달, 경찰력 집중 전수 점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 씨가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56)씨 사건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청이 '소재 불명' 상태인 성범죄자에 대한 집중 추적에 나선다. 제2의 강씨 사건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이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수배된 성범자는 전국적으로 119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전담 단속팀 등을 꾸려 적극 추적하는 한편, 아동 성범죄 등 중한 성폭력으로 신상이 공개된 고위험 전과자에 대해선 전수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소재불명 성범죄자 추적 나선다…'고위험군' 집중 점검


연합뉴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전날 '소재불명 집중검거 및 고위험군 일제점검 계획'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전파했다.

법원에서 성범죄 확정 판결을 받고 신상정보등록 결정이 난 성범죄자는 자신의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서에 등록해야 한다. 거주지를 이전할 경우에는 변경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변경 등록을 하지 않아 소재 불명인 성범죄자는 올해 7월 기준 119명으로 나타났다. 해당 성범죄자에 대해선 수배령이 떨어지게 된다.

신상등록대상자는 2015년 2만7886명에서 지난해 8만939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소재불명자도 2015년 25명에서 지난해 12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애초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연 2회 검거 기간을 운영하는 경찰은 이번 하반기의 경우 강씨 사건을 계기로 검거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한 달 간의 검거 기간 동안 경찰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자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아동대상 성범죄 등 중한 성폭력 전력자에 대해선 일제 점검에도 나선다"라고 밝혔다.

아동 대상 성범죄 등 죄가 중해 신상정보등록을 넘어 '신상정보공개'가 된 성범죄자는 올해 7월 기준 4349명이다. 이 중 소재불명자는 9명으로 시·도청 여성대상특별범죄수사팀에서 전담해 조기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주소 변경 미등록으로 소재불명 상태인 성범죄자에 대한 추적 및 검거는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를 넘어 24시간 보호관찰이 되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을 경우 형사과에서 추적을 맡게 된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해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는 대상자는 현재까지 3명이다. 대표적으로는 전남 장흥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50대 남성 마창진이 꼽힌다. 그는 2011년 청소년 2명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다. 경찰과 교정당국은 마씨에 대한 공개 수배를 내린 상태다.

지난 2019년 10월 울산 지역에서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60대 남성의 경우 현재까지 도피 상태다. 그는 범행 후 달아나는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끊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해당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사건 '후폭풍' 지속…법무부·경찰, 선제적 조치 강화해야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 억제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편 이번 강씨 사건에서 법무부와 경찰의 공조 미흡, 소극적인 수사력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올해 6월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수사권을 획득한 법무부 소속 보호관찰관은 뒤늦은 체포영장 신청과 미숙한 수사력으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전과 14범에 달하는 강씨의 전과 이력 역시 경찰에 공유하지 않으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경찰 역시 체포영장 등이 없어 첫번째 피해자 시신이 있던 강씨 자택 내부 수색을 하지 못하는 등 적극적인 경찰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밖에 강씨의 사회 복귀 과정에서도 여러 의문점이 드러나고 있다. 강씨와 친분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정위원을 맡은 한 목사는 출소 직후 그에게 화장품 판매업을 알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강씨가 재범을 억제할 만큼 충분한 사회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사회에 복귀했는지 물음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법무부와 경찰의 적극적인 공조와 선제적 조치, 보호 관찰 시스템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무부와 경찰이 서로 책임을 미루지 않고 공조하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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