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한 도로에서 개학 첫날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덤프트럭에 치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온·오프라인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와 함께 살던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택지 조성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마을입구 진·출입로를 확장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50분쯤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인근 도로에서 등교하던 초등학교 5학년 A양이 25t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사고 당시 A양은 보행자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던 트럭에 깔렸다.
A양은 트럭에 부딪혀 바닥에 쓰러졌지만 60대 덤프트럭 운전자 B씨는 A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트럭으로 몸 위를 밟고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2학기 개학을 맞아 사고 지점에서 1km 가량 떨어진 학교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A양이 사고를 당한 지점에 국화꽃을 가져다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
한 시민은 "아저씨도 자식 가진 부모다 보니 마음이 많이 슬프구나. 얼마나 아팠겠니. 생각만 해도 너무 화가 나는구나. 부디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또 다른 시민은 "어른들이 너무 미안해. 부디 좋은 곳에 가렴"이라고 썼다.
A양의 친구가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는 "정말 친한 친구였는데…너는 잘못한 게 없는데…"라며 "거기서는 다치지 말고 행복하길 바란다. 나에게 잘해 줘서 고마워"라고 적혀 있었다.
또 페이스북과 보배드림 등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A양을 추모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고 현장을 찾아 국화꽃을 놓고 간 최영미(46·여)씨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부모로서 이번 사건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청과 행정당국이 철저한 대책을 세우고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A양이 살던 마을 주민들도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우리 마을은 교통사고 사각지대인 만큼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택 부지 조성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마을 진출입로 확장과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무허가 간판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사고를 낸 트럭은 사택 부지 조성 공사 현장을 드나들던 차량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트럭 운전자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로 오는 2일 오전 11시부터 대구지법 경주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