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숨진 피해 여성의 모친이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청와대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37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이 공개된 지 8일만이다.
피해 여성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딸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어 억지로 기운을 내서 글을 쓴다"며 "26살,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딸은 첫 월급을 받고 엄마, 아빠, 외할머니 선물을 뭘 할까 고민하던 착한 아이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인 가해자는 딸의 오피스텔 1층 외부 통로와 엘리베이터 앞을 오가며 머리와 배에 폭행을 일삼으며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며 "가해자가 말하는 폭행 사유는 '둘의 연인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알렸다'는 것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게 사람을 때려서 죽일 이유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가해 남성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월 25일 새벽 2시 50분쯤 피해 여성이 거주하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집들이를 위해 남자친구인 A씨와 지인 B씨가 피해 여성 C씨의 집을 방문했고,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인 B씨가 떠난 뒤, A씨는 오피스텔 1층 외부통로와 로비 층 엘리베이터 앞 등에서 C씨를 수차례 폭행을 했다고 한다.
또 A씨는 119에 최초 신고를 할 때 "여자친구를 옮기려다 머리를 찧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B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응급 구조사 자격증'을 보유 중인 정황 또한 새롭게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피해 여성은 지난 17일 끝내 숨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살인의 고의성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며 상해치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법원도 사건 발생 이틀 뒤 도주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들어 A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온라인 상에는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 또한 이어지고 있다. 피해 여성 지인이라고 밝힌 D씨는 지난달 24일 "그토록 원하던 대기업에 취업해 정규직 첫 월급을 받은 꿈 많던 26살 제 친구가 하늘의 별이 됐다"며 해당 게시물을 올렸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이 공유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을 가중처벌해달라는 청원 또한 등장했다. "데이트 폭력으로 가해자가 살인, 성폭력 등 강력 범죄 등 을 저지르면 구속수사와 신상공개 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게시 한 달 이내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한 달 이내에 대통령 수석비서관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 등이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