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하늘에 태극기 3개가 나란히 펄럭이는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탁구 국가대표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주영대는 30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탁구 단식(스포츠등급 TT1) 결승에서 대표팀 동료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을 세트스코어 3대1(11-8 13-11 2-11 10-12)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미 동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의 맏형 남기원(55)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첫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막내 김현욱은 3세트에서 적극적인 공세로 반격에 성공했다. 10대10 듀스 접전이 펼쳐진 4세트에서는 주영대가 침착하게 마지막 2점을 따내 승부를 결정했다.
선수들은 치열하게 싸웠고 승부는 깨끗했다. TT1 체급 대표팀을 이끄는 김민 코치는 주영대와 같은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공정한 승부를 위해 아예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고 TV를 통해 중계를 지켜봤다.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주영대는 이로써 5년 만에 패럴림픽 우승의 꿈을 이뤘다.
체육 교사가 되고 싶어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주영대는 교사의 꿈이 영글어가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했다. 4년 동안 집밖에 나오기 힘들 만큼 큰 시련에 빠졌다.
서서히 몸과 마음을 회복해 컴퓨터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주영대는 평생 진로로 생각했던 스포츠의 길로 다시 들어섰다. 2008년 복지관에서 재활 운동으로 탁구를 시작했고 한국 패럴림픽 탁구의 간판이 됐다.
주영대, 김현욱, 남기원 등 TT1 대표팀은 금·은·동메달을 싹쓸이 하는 업적을 남겼다. 패럴림픽 장애인 탁구 한 등급에서 한 나라가 메달을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