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쪽은 중국이다. 미군의 무책임한 철수를 비난하는 한편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의 실체를 인정하고 지원해 이 지역을 안정시키는 것이 서부 국경지역인 신장위구르 지방의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 구도 속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9일 전화통화를 갖고 테러와 보복 공격의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프카니스탄 문제를 논의했다. 두 사람이 아프간 문제로 통화를 한 것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인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아프간 국내 정세가 이미 근본적으로 변했으므로 각 측은 탈레반과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은) 아프간의 새 정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사회치안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빨리 평화 재건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문제나 기후 변화 문제 등은 미국과 중국의 대화와 소통이 대립과 충돌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중국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바탕으로 미국과 어떻게 소통할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구체적인 발언은 소개하지 않고 왕이 부장과 "아프간인과 외국인의 안전한 통행과 여행의 자유에 대해 공개한 약속에 대해 탈레반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국제 사회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소수민족의 숨겨진 위험을 단호히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시 주석이 처음으로 소수민족 관련 회의에서 테러리즘에 맞선 국제적 투쟁 강화를 강하게 주문했으며 이는 중국이 극단주의에 대항한 노력을 배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말한 소수민족의 분리주의와 종교적 극단주의에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 '신장위구르 분리 독립 움직임도 당연히 포함된 것으로 서방의 신장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소수 민족 관련 회의가 열린 것은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