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해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전자감독 대상자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한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30일 법무부 과천청사 출근길에 "전자발찌 대상자의 범죄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보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전자감독 제도가 끊임없이 개선되고 발전됐지만 인적·물적 한계가 여전하여 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개선방안에 대해 오늘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 장관은 "(전자감독 제도는) 최근 부쩍 신경 쓴 사안으로 수용시설에 수용됐던 성폭력 사범이 50여명 정도 된다"며 "교정 프로그램에 대한 이행, 성실성 여부, 수감 완료 후 전자감독 제도를 받는 현실 등을 감안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지 않도록 많은 대비를 하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A(56)씨는 지난 27일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뒤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전자발찌의 훼손에 경찰과 교정당국은 공조 하에 추적에 나섰지만 A씨가 살해 후 자수할 때까지 정확한 소재 파악에도 애를 먹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박 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특별입국자의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소 과정에서 불거진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서는 "홍보와 의전은 다르다"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있지만, 이쯤에서 이 문제는 좀 거두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냈다.
박 장관은 이어 "법무부의 의전 문화가 국민 눈높이 맞지 않은 점이 있는데 책임자로서 변화를 꾀하고 있었던 차에 부족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욱)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비오는 날 야외에서 진행된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브리핑 당시, 한 직원이 맨땅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준 장면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전날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입국 행사 당시 인천공항에서 "박 장관이 아프간인들에게 인형을 나눠주는 장면을 찍지 않으면 취재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법무부 실무자들과 취재진간 언쟁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