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들은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어 '8월 중 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언론법, 오늘 본회의 상정 미뤄질 가능성 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난 2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숙려 기간을 통해 민주당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동시에 국민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8월중 처리하겠다는 애초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다만, 당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한 듯 이 관계자는 "어쨌든 올해 안으로는 통과시켜야한다고 보고 있다"며 개정안 처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강성 당원들은 최근 개정안 일방 처리에 부정적인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 본회의 상정 안건을 두고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회동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진해온 여러 법안의 문제점에 관해 야당 입장을 충분히 설명드렸다"며 "내일(30일) '언론재갈법'이 상정되면 더 논의할 길이 막히기 때문에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상정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숙려기간'에 대한 필요성이 여야에서 공히 얘기된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자유토론)를 진행할 경우 자칫 개정안이 숙려의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정기국회 첫 본회의인 다음달 1일에 첫 번째 안건으로 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특히, 언론중재법 내용과 그 처리에 대한 비판이 필리버스터의 형식으로 본회의장에서 긴 시간 동안 중계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앞서 관련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공식화했기 때문에 어차피 상정이 되도 '8월 처리 무산'은 상수가 돼버리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본회의 당일인 30일 오후 4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원내회동을 통해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언론중재법 상정, 전원위원회 소집 여부 등이 논의 대상이다. 일단 국회 본회의는 오후 5시로 예정된 상태다.
청와대 내서도 '신중론' 감지…시민단체, 외신까지 질타
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8월 중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그러나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민주당 내에서도 개정안 강행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속도조절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는 언론중재법 대상에 외신도 포함된다는 김용민 의원의 발언이 나오면서 외신과 시민단체의 질타도 이어졌다.
송 대표는 30일 MBC 100분토론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함께 출연해 언론중재법을 놓고 끝장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일각에서 '언론재갈법'으로 호도하는 것에 대한 명백한 논리를 들며 반박할 것이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며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는 언론중재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승원 의원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도 참석해 '2+2' 형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