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진 이후에도 관련 의혹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이 대응책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시절 내부 정보 활용 여부 등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지도부는 역풍을 우려해 신중 모드로 돌입한 상태다.
윤 의원은 26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의혹([단독]"나는 임차인" 윤희숙, 가족의 세종시 땅은 '10억 차익', [단독]윤희숙 일가 '박근혜 정부 실세' 사위 활용 '투기 의혹')과 관련해 오후 입장문을 내고 "부친의 토지 매입과정에서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며, 수사과정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정보를 윤 의원 부친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의원 제부 장경상 전 기획재정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에서 "악의적인 왜곡 보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윤 의원 부친은 2016년 3월쯤 귀농을 계획 후 같은 해 5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의 논 약 3300평을 매수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윤 의원의 부친이 위탁 경작을 한 데 대해 농지법, 원래 주소지인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를 이전 후 재차 이전한 점을 들어 주민등록법 위반을 문제 삼았다. 매수 이후 차익은 현 시세로 약 10억원 정도다. 당시 KDI에 근무했던 윤 의원과 제부인 장 전 보좌관 등을 통해 내부 정보를 활용한 토지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윤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장을 직접 방문해 함께 눈물을 흘렸던 이준석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에서 통보한 사안과 무관하게 저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의원 측에서 해명해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관련 의혹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사태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편이면 무조건 옳고
상대편이면 무조건 틀리다는 건 참 무서운 진영 논리"라며 "우리편이 됐으면 우리를 궤멸시킨 사람도 지지한다"며 윤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을 동시에 겨냥했다.
권익위의 명단에 오른 의원 12명에 대한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소명이 완료됐다며 지도부가 면죄부를 준 윤 의원에 대해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나머지 11명에 대한 판단을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날 탈당 요청 대상에 오른 이철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가 저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당직 및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서 자진 사퇴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이 나오는 바람에 현재로선 나머지 소명된 의원들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양새가 애매해졌다"며 "처음부터 선제 탈당을 시킨 후 의혹 해소 후 입당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으면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