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선관위 1차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선관위원장인 정홍원 전 총리 등 선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건넸다.
이 대표는 "(후보들이) 개성 많고, 다소간 차이 존재하지만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정 전 총리께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며 "전권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쓰고 있는데 이 말은 정 전 총리가 기획과 관리, 결과까지 책임질 수 있는 우리 당 최고 카드임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이제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만이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처음부터 공정이고 나중도 공정이고 최대의 목표는 공정으로 삼고 사심 없이 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정 전 총리가 경선버스 운전대에 앉으며 대표와 후보의 갈등 자체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앞서 이 대표와 정면충돌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지금 지명을 했기 때문에 일단 한 고비는 넘어갔다고 본다"며 "대표나 각 캠프 간에 갈등은 앞으로 의견을 잘 취합하면서 조율해나가면 공정하고 감동적인 경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홍원 전 총리께서 선관위원장에 임명되고 나서는 다들 약간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전날 윤희숙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하자, 대다수 후보들은 연좌제를 거론하며 권익위 조사 자체를 공격하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후보 부동산 검증에도 모든 후보가 동의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을 지지하신다고 하신 분들 중에 우리 당의 특정 후보들에게 지지를 하시는 비율이 높다는 자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지지층 외에 민주당 지지층을 포함시킬 거냐, 이런 역선택의 문제가 있다"며 선관위에서 다시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미 경준위에서 두 차례 의결해 확정한 경선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토를 달고 나섰다"며 "국민의힘이 이기려면 민주당 지지자들 표도 박박 긁어모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출마선언식에서 "대선후보를 뽑을 때 한 번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과 중도층만 조사한다는 것은 '고립선거'로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관위가 역선택 방지조항 등 경준위가 결정한 사항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에 역선택 조항을 두고 후보 간 신경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홍원 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