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해수욕장 민간 안전 요원 태반이 관련 자격증조차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는 해수욕장 안전 관리 책임이 일선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서구와 사하구, 기장군 등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부산지역 5개 구·군은 지난 2015년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민간 안전 요원을 처음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해수욕장 안전 관리 책임이 기초단체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참사 이전에는 '수난구호법'에 따라 해경과 소방당국이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담당했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고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을 해체하면서 해수욕장 안전을 담당하던 해경 인력과 시설도 대폭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이후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고, 해수욕장 안전 관리 전반이 관리청인 일선 구·군 소관으로 바뀌었다.
소방 당국 역시 관련법 개정과 해경 지침,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따른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해수욕장 개장 기간 지원하던 소방 인력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서 근무한 소방 인력은 131명으로 3년 전 187명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해수욕장 외에도 전반적인 안전 수요가 증가 추세여서,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지원하던 소방 인력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해수욕장 안전 관리 책임이 지자체로 이관된 데 따른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해수욕장 안전 관리 책임을 떠안은 일선 구·군은 2015년 처음 민간 안전 요원을 채용한 이후 점차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
지자체 자료에 따르면 2015년 5개 지자체가 채용한 해수욕장 민간 안전 요원은 126명이었지만, 올해 채용 인원은 193명에 달한다.
특히 해운대구는 올해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며 2015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00여 명을 민간 안전 요원으로 채용했다.
해경과 소방 인력이 책임지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민간 안전 요원 채용이 늘었고,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안전 요원까지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2018년 해수욕장법 개정으로 관리청이 금지한 시간이나 장소 외에는 24시간 입수가 가능해지면서, 해수욕장을 관리해야 하는 일선 구·군의 행정·재정적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경과 소방 당국 등 관계기관 지원 인력이 감소한 만큼, 민간 안전 요원을 채용해 해수욕장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채용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해수욕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인력을 뽑아 운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채용 규모와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