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 A씨는 카불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외교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외교부는 이들 신원을 노출시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2013년 9월부터 2년 4개월 동안 근무했고, 이번에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한국행을 택했다. "(탈레반으로부터) 가족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카불을 떠나야만 했다"며 "쉬운 결정이었다. 내 가족을 구하기 위해선 그래야만 했다"고 말했다.
카불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살았다면서 공항까지 온 과정도 소개했다. A씨는 "우리는 아침 일찍 집을 떠나 공항으로 향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탈레반 검문소는 접하지 못했다"면서 "공항으로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길이나 고속도로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주 전에 한국행이 결정됐다는 그는 "1주일 동안 매일 (대사관 측과) 이메일로 소통하며 상황을 체크했다"며 "대사관 측에서 언제, 어디까지 와야 한다고 알려줬다. 여행증명서를 받은 3~4일 후 여기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직계비속만 데려올 수 있어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이 현지에 남아 있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권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근무 카드와 사진을 우리에게 보내 달라고 했고, 여행증명서를 줘서 이 곳까지 올 수 있게 해줬다"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항에 오기 시작했을 때 탈레반에 의해 봉쇄돼 가까이 가지 못했고 차에서 내려 공항까지 걸어갔는데,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 391명은 26일 오후 4시쯤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순차적으로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