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을 피해 자국을 탈출한 아프가니스탄인 가운데 한국 정부에 협력한 현지인과 가족들이 당분간 충북 혁신도시에 머물게 됐다.
25일 진천군에 따르면 정부는 진천 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한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에 조력한 현지인들의 피난처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수년간 주아프간 한국대사관과 병원, 직업 훈련원 등에서 근무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로, 5살 이하 어린이 1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380여명이다.
이들은 난민 지위가 아니라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국내로 들어와 진천에서는 6주 정도 머문 뒤, 장기체류를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기섭 진천군수와 혁신도시가 함께 걸쳐 조성된 음성군의 조병옥 군수,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진천군 덕산읍 혁신도시출장소에서 각계 지역 주민 대표를 초청해 정부 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송 군수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기에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 등 주민들의 걱정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도 한국전쟁을 거치며 우방국들의 도움을 받았던 역사가 있다"며 "아프간 국민들에 대한 따뜻한 포용과 인류애를 보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 우한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임시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속적으로 보호시설을 제공하는데 따른 피로감에 일부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인도적 차원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각 사회단체장과 이장, 맘카페 운영자 등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승적으로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아프간 조력자와 가족들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우리 군 수송기 석대가 급파돼 이송 작전에 들어갔다.
아프간인들은 이튿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인근 호텔에서 대기하다 이르면 오후 늦게 진천 인재개발원에 입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