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수단 '무사 탈출'…패럴림픽 극적 참가하나[이슈시개]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 예정이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호주 정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카불을 벗어난 후 안전한 곳에 대피 중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이들의 대회 출전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호사인 라소울리(왼쪽)와 자키아 쿠다다디(오른쪽 두 번째). 호주 ABC 캡처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던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선수단의 대회 참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간 패럴림픽 선수단이 호주 정부의 도움으로 현재 카불을 떠나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프랑스 현지 매체 AFP 통신은 25일(현지 시각) "아프간 패럴림픽 선수단이 안전하게 대피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크레이그 스펜스 IPC 대변인은 "아프간에서 선수단을 대피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으며, 지금 그들은 안전한 곳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의 삶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와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 연합뉴스

호주 ABC 방송 역시 24일 "호사인 라소울리와 자키아 쿠다다디가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라소울리와 쿠다다디는 당초 이번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아프간의 패럴림픽 대표 선수들이다.

이 방송은 "쿠다다디는 호주 항공편으로 아프간에 거주하던 호주 시민들과 대사관 직원들, 그리고 약 1천여 명의 난민들과 무사히 탈출했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두 선수는 회복 중이며 대회 출전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선수가 패럴림픽에 출전할지는 아직 확정되진 않은 상태다.
 
지난 24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간 국기가 자원봉사자의 손에 들려 입장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간은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회식 선수단 행진에 아프간 국기가 합류하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도쿄(일본)=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아프간 패럴림픽 위원회는 2020 도쿄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태권도와 육상 종목 각 1명씩 총 2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꾸렸다.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지난 16일 카불을 떠나 도쿄에 도착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아프간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하면서 선수단의 출국이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아프간 패럴림픽 위원회는 지난 16일 대회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두고 대회 불참 의사를 밝혀야만 했다.
 
그런데도 IPC는 아프간 선수단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는 아프간 선수단이 현장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아프간 선수단이 입장하기로 예정돼 있던 차례에 대회 조직위원회 자원봉사자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입장해 감동을 선사했다.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도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불행히도 그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연대의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다.
 
아프간 첫 여성 패럴림픽 출전 선수인 자키아 쿠다다디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회 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부탁하고 있다. 해당 트위터 캡처

태권도 여자 49kg급 K44등급에 출전 예정이던 자키아 쿠다다디의 경우 아프간 여성 최초로 패럴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던 상태라, 대회 이전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국 정황상 대회에 출전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간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요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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