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민의힘 부동산 전수 조사 결과 명단에 올랐던 윤 의원이 25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대선 도전도 포기했다. 앞서 이날 새벽까지 당 지도부는 물론 동료 의원들이 윤 의원에게 계속 연락을 하며 사퇴를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자신이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사퇴 배경이었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탈당 요구' 징계를 받은 의원들이다. 당 차원에서 윤 의원과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가 있는 그의 부친을 분리하고 "연좌 형태로 의혹을 제기하는 건 야만적(이준석 대표)"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음에도, 징계 대상도 아닌 윤 의원이 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주환, 강기윤 의원은 탈당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부친 문제로 의원직을 던져 버리니까, 결백을 주장하는 다른 의원들은 운신의 폭이 아예 없어져 버렸다"며 "본인은 이런 선택을 통해 소신 있다는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의원이나 당 입장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이 감당할 몫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공언하던 국민의힘이 12명 중 6명만 쳐내기로 결정한 배경이 당 안팎의 '정치적 파장 최소화'였던 것을 감안하면, 윤 의원의 사의 선언은 파장의 유효기간을 늘린 측면이 있다.
탈당 요구를 받은 의원들이 10일 내 탈당하지 않으면 당 윤리위원회를 꾸려 관련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현재 방침이다. 그런데 윤 의원이 사의 표명까지 한 마당이라 10일이 지난 시점까지 '처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당과 계속 비교되면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윤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윤 의원이 부친과 분리돼 있는지에 대한 팩트 체크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가 부친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는 윤 의원의 소명을 이미 수용한 마당에 윤 의원과 부친의 연결고리가 작은 부분이라도 확인되면, 윤 의원 자신은 물론이고 사의 표명을 만류했던 당 지도부까지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윤 의원의 초강수 결정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윤 의원에 대한 검증이 언론이고 여권이고 계속 이어질 거고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윤 의원의 사의 표명으로 권익위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절반' 징계와 당내 캠프 간 갈등이 묻히는 긍정적 효과가 길게 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의힘이 대응해야 할 리스크가 커지게 됐다(국민의힘 당직자)"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