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 당국자, 국방부 당국자는 25일 오후 기자들에게 이번 작전 세부사항을 설명했다. 작전명은 기적을 의미하는 '미라클(Miracle)'이다.
"회의하는 곳 11km 바깥에 탈레반 진입"…긴급체제 돌입
8월 초 아프간에서 미군이 떠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도 계획을 어느 정도 준비하고는 있었지만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모두 수포가 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TF가 회의하는 지점에서 11km 바깥에 탈레반이 진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카불 공항에 민항기가 내릴 수 없게 되자 정부는 이곳을 지키는 미군 도움을 받아 군 수송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중간 기착지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협상에는 외교부가 나섰다.
'피라미드식으로 연락 돌려 버스 타고 집결'…미군 도움받아 391명 집결
미군은 집결지 2군데를 지정해 일정한 시간을 정하고 이들에게 그때까지 모이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한국대사관과 코이카, 병원 등에서 근무했던 아프간인들이 피라미드식으로 연락망을 구성, 소식이 빠르게 전해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그러는 사이 한국에선 의료 인력 등과 만약의 우발 상황에 대비한 공군 특수부대 공정통제반(CCT)을 태운 C-130 2대와 KC-330 1대가 23일 김해국제공항을 떠나 현지로 향했다. 이날 26명이 걸어서 처음으로 카불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는 1~2만 명이 모여 매우 혼잡한 상태인 데다 관제탑조차 온전하지 못해 미군이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항을 지키는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은 간혹 신원을 모르는 누군가와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5세 미만 어린이 분유까지…내일 점심 때쯤 도착해 진천으로
이 가운데 100여 명은 5세 미만 영유아였다. 의료인력과 외교부 직원, 특수부대원 등으로 구성된 지원팀은 분유까지 준비해 이들을 보살폈다. 현재도 C-130 수송기가 이들을 이슬라마바드로 실어나르고 있지만, 25일 밤이면 마무리된다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한국시간으로 25일 늦은 밤 이들은 이슬라마바드를 떠나, 26일 점심때쯤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충북 진천 경찰인재개발원에 수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