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빙 없이 23억원 쓴 사립 유치원…보조금 횡령 등 수사 의뢰

스마트이미지 제공

유치원 3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증빙서류도 없이 무단으로 지출한 사립 유치원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은 25일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시 북구 A유치원 설립자와 원장에 대해 수사의뢰하고 고발했다.

유치원 종합감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17년 1월 1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유치원 운영비를 집행하면서 명확한 지출증빙서류 없이 2200여건 23억여 원을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K-에듀파인도 사용하지 않고 지출증빙서류도 전혀 없이 예산을 집행하는 등 유치원 회계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출 증빙서류 없이 사용한 운영비는 이 기간 전체 운영비 지출액 42억여원의 56%에 달하는 규모다.
대구시교육청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또, 유치원 수험료를 0.8% 이내 인상하는 조건으로 지급받은 대구시교육청의 학급운영비 보조금 1538만 원을 유치원 운영에 사용하지 않고, 설립자 개인 통장으로 이체했다가 문제가 되자 뒤늦게 반납한 사실도 밝혀졌다.

신고 금액보다 더 받은 원비 3200만원을 학부모에게 되돌려 준 것처럼 통장 거래내역서를 위조해 교육청에 허위 보고까지 했다.
 
해당 유치원 설립자와 원장은 지난 2월 원아 급감을 이유로 유치원을 폐원하고 학원으로 전환하겠다며 폐원 신청을 냈다가 학기 중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청에서 신청을 반려하자 증빙 서류를 제대로 내지 않는 등 감사에도 불성실하게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 '유치원 3법'이 개정되어 예산의 목적 외 부정 사용 시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러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고발과 수사의뢰 외에도 감사를 통해 밝혀진 유치원 운영 부적정 사항에 대해 수사 결과를 반영하여 관련자에 대해 징계요구 등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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