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철군 시한 고수…연장가능성도 배제 안해
아프간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 철군 시점을 연장하라는 서방 국가들의 요구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G7(주요7개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오는 31일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의 철군 연장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들 나라는 8월 31일 이후에도 원하는 사람은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탈레반과 미국 양측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연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군인들의 위험도 상승하고 있다며 탈레반의 테러 공격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고 한다.
탈출 도우랴, 철군하랴 미군의 딜레마
미군은 현재 아프간에 병력 6천명이 주둔중이다.
아프간 내국인과 미국인 등 외국인들 '공수작전' 전개를 위해 투입된 인원 등이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민간인 탈출 속도가 높아져 남은 기간에 하루 2만명씩 탈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는 31일까지 민간인 뿐 아니라 군인까지 철수를 완료하려면 군인들도 철군을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경우 장비까지 빼야하는 상황이라 미리미리 수송계획을 잡아야 한다.
CIA 국장, 탈레반측과 카불서 비밀접촉
바이든 대통령이 철수 시한에 불변 입장을 고수한 것은 탈레반과의 협상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전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 보내 탈레반측과 협상하도록 했다.
미군 철수 시한의 연장 여부도 의제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으로 볼 때 미국과 탈레반측의 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철군 시한 지켜라" 배수진
양측의 비밀 접촉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탈레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말까지 철군이 완료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철군 시한이 안 지켜지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히 미국이 아프간 내 숙련된 기술자와 전문가들을 데려가고 있다며 이 같은 인력 유출 행위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탈레반은 공항에서 탈출을 대기중인 내국인들에 대해서도 조속히 귀가하라면서 귀가시 어떤 보복도 뒤따르지 않는다고 종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