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빚 증가" 벼랑 끝 내몰리는 자영업자

강원CBS<위클리오늘 - 나철성의 창>
"강원도 자영업자 수, 통계 이래 가장 적어···종업원 없는 1인 업장 비율도 79.1%"
"관광업 비율 높고, 농산물 등 원자재가 상승, 코로나19 장기화로 구인난 3, 4중고"
"폐업신고 하면 빚을 일시 전체 상환해야 해 폐업도 못해"
"코로나19 이후 도내 자영업자에 대한 제대로된 실태 조사도 부재"
"지방채 발행으로 지원할 수도 있지만 레고랜드 알펜시아 사업 등에 수조원 써 여력 없어"
"당면한 문제, 중장기적 문제 등 계획 세워 민관 함께하는 대책위가 있었으면"

■ 방송 : 강원CBS<위클리오늘>(13:05~13:3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박윤경> 강원도의 여러 가지 이슈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짚어드리겠습니다. 나철성의 창! 나철성의 창에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입니다. 안녕하세요?
 
◆나철성> 안녕하세요?
 
◇박윤경> 나철성의 창, 이번달은 어떤 주제를 준비해오셨습니까?
 
◆나철성>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을 하면서 매일 천 여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강원도 같은 경우 여름과 가을이 산업구조상 (관광업으로) 가장 경제력이 활발한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에 델타변이로 지역산업의 중추인 관광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음식, 숙박, 요식업 등 다양한 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자영업의 상황이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중간점검이라고 해볼까요? 현안과 문제점 이번 시간에 살펴보려고 합니다. 
 
◇박윤경> 코로나의 기세가 잦아들지 않으며 강원도 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요, 상황은 어떤가요?
 
◆나철성> 수치만 본다고 하더라도 이번 여름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도내 자영업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도내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통계 수치가 최악을 치닫고 있습니다. 개인적 주관적 생각이 아니라 각종 수치가 그렇게 나오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지난 6월까지 통계청에서 강원도 내 자영업자 현황 발표한 것을 보면 현재 자영업자의 수는 19만9천 명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전체 취업자 중에 23.91%로 나타내고 있는데, 현재 1998년도 역대 통계 작성 이래로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비율, 1인 사장님 비율이 79.1%로 나왔는데요, 이 정도는 도내 자영업 10곳 중 8곳은 단 한 명의 종업원을 쓰지 않은 '나홀로 사장님'이라고 보면 되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말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 것이고요. 그렇다보니 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죠. 상황이 상황인 만큼 생계지원이나 기초수급자의 비율도 높아지게 되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일대는 행인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이은지 기자

◇박윤경> 도내 자영업자들의 빚은 어떤 수준입니까?
 
◆나철성> 이런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빛의 속도로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은 광속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건데요. 한국은행 강원본부에서 올 1분기 도내 5인 미만 사업장을 조사해서 통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올해까지 대출규모가 6천5백99억 원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 규모는 작년 1분기에도 코로나가 있지 않았습니까? 작년 대비 무려 60%를 늘어난 엄청난 규모를 차지하고 있고요. 세부적인 것을 본다면 강원신용보증재단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코로나19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서 1천2백억 원 정도의 경영 안전 자금을 마련했는데, 이미 7월 현재 99%가 다 소진됐다고 합니다. 이것을 본다면 자영업자들이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이용실태를 본다고 하면 저신용자나 자영업자 비율이 전체 7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명 중에 8명은 현재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시고, 지금 경영안정자금 같은 것 등이 올해 대출에 상당부분 사용될 액수까지 모두 사용이 되면서 지급할 예산 자체도 소진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윤경> 너무 빠른 속도로 빚이 늘어나는 거 같은데 왜 이런 걸까요?
 
◆나철성>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입이 없기 때문이겠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현재 10명 중에 8명은 고용원이 없는 사장님이기 때문에 나홀로 영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설령 코로나가 진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혼자 벌 수 있는 수입은 뻔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8월에도 전국에 확진자수가 늘고 있고 4단계, 3단계를 도내 각 지역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가게를 열지 않을 수는 없잖습니까. 임대료나 전기세, 공과금 등 경상비는 꾸준히 나와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계속되는 거죠. 또 우려가 되는 것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추워지는 가을과 겨울이 온다고 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더욱 커질 거 같아서 옆에서 보는 저 자신마저도 안타깝고 한숨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라는 것을 도민들도 공감하고 고민하는 게 필요할 거 같습니다.

◇박윤경>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강원도는 관광에 기대해서 영업을 하므로 자영업자 비율이 높잖아요. 그래서 더 타격이 클 거 같아요.
 
◆나철성> 다른 지역보다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음식, 숙박 등 요식산업에 타격이 더욱 심한 게, 강원도 산업의 기형성 때문이거든요. 강원도의 경우 전체 산업 비율에 있어서 공공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고 있습니다. 원주를 제외하고는 춘천과 강릉시같 은 경우도 관광도시잖아요. 강원 남부같은 지역도 카지노로 대표되고 있지만 태백·정선·영월도 마찬가지고, 접경지역과 설악권 일대도 관광으로 유지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 이동이 끊긴다는 것은 관광지 뿐 아니라 인근과 연계된 지역상권 자체가 붕괴가 된 거기 때문에 주민들이 생활력 자체가 훼손되는 이런 상황입니다.
 
하나 더 지적해야 할 건 지금 폭염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농촌 같은 경우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하늘에서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다보니까 중소 상공인들까지도 원자재 가격 상승, 인력 구하기 어려움으로 인해 3중고, 4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박윤경>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최악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폐업도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건 왜 그럴까요?
 
◆나철성> 사면초가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아요. 어려워지면 그만둬야 하는 게 상식 아니겠어요. 하지만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할 경우 폐업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는 순간 현재 받고 있는, 신용보증기금 같은 경우에는 기관이 보증을 섰기 때문에, 폐업을 하게 되면 빚을 일시에 전체 상환해야합니다. 법과 규정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되다보니 상환을 할래야 할 수가 없는 거죠.
 
두 번째는 권리금을 받아야 하는데 많게는 수억 원, 적게는 수백만 원까지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는 권리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자체가 또 다른 빚으로 다시 전이가 되는 거죠. 심지어 폐업을 할 경우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특별지원금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2중 3중 4중고가 되는 거죠. 차라리 몇 푼 못 벌어도, 빚을 진다고 하더라도 이 사태가 끝나기까지 만을 기다리면서 경상비는 지출이 되기 때문에 (가게)문을 열어 놓을 수밖에 없는 거죠. 현재 이런 악순환이 2년이 다 되도록 진행되고 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강원CBS 시사프로그램 <위클리오늘>의 월간 코너 '나철성의 창'에 출연하고 있는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박정민 기자

◇박윤경> 너무 답답한 상황이네요. 이렇다 보니까 사지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제2의 금융권에 몰리고 있다고 하던데 실태는 어느 정도인가요?
 
◆나철성> 지난 7월 정부 발표에 의하면 전년도 대비해서 전체 금융 대출 중에서 무려 30%가 넘게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고 합니다. 제2금융권 같은 경우 신용불량자 수준이 되게 되어서 도저히 빌릴 곳이 없어서 제2의 금융권에 빌릴 수밖에 없는 거죠. 정부 발표만 본다 하더라도 올해만 들어서 3천억 원 가량 정책자금 대출한 기관,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부도가 났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미소금융이나 햇살금융 등과 같은 경우 대표적인 서민대출 지원금 아닙니까? 현재 대출자들이 갚지 못해서 정부와 금융사가 갚아준 금액만 현재 2천9백15억에 달하는데요. 작년 이맘 때보다 무려 64%가 늘어났습니다. 이들에 있어서 빚의 늪 깊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빚의) 양과 질도 넓혀지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이 되는 상황입니다.
 
◇박윤경> 결국은 이들이 최하 빈곤층으로 치닫는 상황인데,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전해주실까요?
 
◆나철성> 상황들이 이렇다보니까 말씀하신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제도 자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대상을 선정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생계긴급지원을 하는 건데요. 기초생활수급자 경우에는 거의 자영업자가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문턱이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긴급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기초생활수급자같은 경우 전년도에는 2백만 명 정도였는데 올해 벌써 2백30만 명 정도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긴급지원같은 경우 전년대비 현재 기준으로 무려 200%가 증가했다고 하니까 현재 최빈곤층의 상황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사회적 이탈과 가정의 해체와 혼란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더욱더 가속화되고 심화되고 있습니다.

◇박윤경> 우리 지역의 실태는 어때요?
 
◆나철성> 현재 가장 커다란 문제는 실태 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이 주제를 가지고 온 것도 자영업자를 비롯해서 자영업자의 나락이 결국 지역 사회 붕괴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종합적인 고용과 노동, 복지, 사각지대 부분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가 나온 걸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고성군에서 나온 자료들을 좀 살펴보자면 생계급여를 신청한 건수가 올해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2백71건인데요. 전년 전체를 합친다고 하더라도 132건, 2019년은 139건과 비교해 봐도 벌써 올해 5월에만 전년대비 두 배 가량이 생계긴급급여 신청을 했다고 하니까 정말로 우리지역 특히 춘천 화천 양구를 비롯한 강원 북서부 일대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걸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박윤경> 저는 실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군요. 그래도 6월 들어서 도내 고용율과 취업률이 호전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때요?
 
◆나철성> 6월 달 들어서 상대적으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히 좋은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11월이 될 경우 전국민 방역백신으로 인해 일정정도 좋은 수준에 올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모양새가 나왔었습니다. 도내 고용율을 본다고 하더라도 전년 동월대비 1.2% 증가를 하고, 취업자수도 2만 명 정도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었는데 당시에도 고용의 질은 그다지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높아진 게 아니라 임시나 일용직 비율이 현재 2만4천 명, 1만6천 명 정도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의 고용이 회복될 것인가라고 하는 부분을 저희가 유심하게 봐야 됩니다. 문제는 8월 들어서 델타변이가 더욱 확산되면서 피서철 고용상황이 도내에서는 더욱더 악화되지 않았을까하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2일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시행 공고'를 발표하고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영업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피해지원금 지급 기준을 확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박윤경> 결국 긴급지원을 비롯해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경기도 같은 경우 상반기에 10만원 정도 재난지원금을 전체 도민에게 지원을 했고요. 정부의 재난지원금에 맞춰서 전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도는 어떤 가요?
 
◆나철성> 말씀드리기 민망할 정도인데요. 전국 비율로 본다고 하더라도 가장 낮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도내가 18개 시군이고 강원도도 커다란 지자체의 일부로 본다고 한다면 강원도에 지급되는 건 상반기에 강릉과 영월, 양양밖에 없습니다. 15개 지차제와 강원도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단 한 푼도 없는 걸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강릉 같은 경우 상반기에 1인당 10만원씩 지원했던 것이 최대 액수로 나타나고 있고요, 양구와 영월 같은 경우 소상인들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지원을 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강원도 같은 경우 올해 1월에만 본다고 하더라도 재난지원금을 도차원에서 지급하겠다는 구체적인 액수와 시기까지 언급이 되다가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간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까 지자체에서 계속적으로 방역지침만 내리지 실제 도민들이 생계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형태가 어떻든지 간에요, 다양한 현금 지원이나 현물 지급이 됐든 또 전체 도민에게 했든 특정 피해가 많은 계층에게 했든, 논의는 본격화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와 절규들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박윤경> 왜 강원도 같은 경우 강릉 영월 양양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 거예요?
 
◆나철성> 그러니까 이게 답답한 부분인 거 같습니다. 저도 단체장님들에게 직접 여쭤보고 싶어요. 왜 상황이 어려운지 추측해보자면 강원도 지자체 재정 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지원이 어렵다는 말씀을 하실 거 같은데요. 그럼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어렵다고 할 경우 현재 각 지자체별 재정 상황이 어느 정도이고, 또 가용재원이 어느 정도이고, 현재 필요한 부분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한지 알면 지금 이 긴급한 상황에 지방채를 발행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당장 필요 없는 선심성 공약 사업이나 불필요한 사업을 줄일 수 있는 건데 이런 노력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책이 논의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답답함이 커지고 있지 않나 봅니다.
 
◇박윤경> 그나마 짐작 할 수 있는 부분이 재정난인데 그래도 강원도가 올해 지방채 1천4백25억 원을 발행한다고 하던데 재정상황이 정말 어려운 걸까요?
 
◆나철성>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얘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겠죠. 지방채도 규모가 올해 1천4백25억 원까지 발행한다고 하면 이전에 발행했던 게 4천9백억 원 정도 되거든요. 지금까지 기준을 보면 6천3백억 원 정도의 지방채가 쌓이게 되는 상황입니다. 지자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도민들과 주민에게 재난에 닥쳤을 때, 이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덕목이 될 거 같은데요. 이런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각종 기금을 마련하고 재정에 효율을 꾀하는 건데 강원도에는 돈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레고랜드나 알펜시아, 미시령 터널 등 사업에 타당성도 전혀 되지 않는 소모성 사업을 수년째 수 조원씩 쓰다보니까 지금 몇 천 억 원이 없어서 절규하고 있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도내 빈곤층에게 지원할 돈이 없는 거죠. 계속적으로 이런 문제가 선행될 것이라고 하는 걸 지적했던 거고 정말로 막상 위기가 닥치다보니까 재원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강원도뿐 아니라 나머지 18개시군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를 삼아서 강원도 지자체 차원의 종합적 진단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박윤경> 강원도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다는 것은 이미 강원도민이 많이 알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 발행하는 지방채도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여력이라는 거죠. 도민들의 삶은 나아지는 게 없는 거 같은데, 지자체는 빚만 늘고 재난이 닥쳤을 때 허둥지둥하는 모습들 참 안타깝네요. 
 
◆나철성> 앞으로도 선거가 있잖아요. 선거 시기에 있어서 훌륭한 단체장을 뽑아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지방 의회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견제와 감시의 역할이 잘 어울려야 하는데 특히 강원도의 기초단체로 갈수록 감시와 견제의 권한이 약하다보니까 코로나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재난 시기에 피해가 돌아가는 게 주민이라는 걸 깨달아야 될 거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더욱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깨어있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윤경> 앞에서 실태조사도 없다는 걸로 봐서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들은 있는 건가요?
 
◆나철성> 일부 지자체같은 경우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가령 공과금이나 지방세 납부를 유예하거나 감면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요. 그 액수가 너무 적다보니까 실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강원도 차원에서는 비상경제행정대책을 지난 7월에 진행하면서 대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상당한 규모였는데요. 7월 한 달 동안 7천3백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걸 발표했었는데 문제는 내용인 거 같습니다. 제목은 코로나 지원 대책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실제 고용창출 금액 1천억 원, 정규직 일자리 지원 4백억 원, 전자상품권 발행 6백억, 강원형 벤처펀드발행 1백억, 로컬푸드 지원 16억원 뭐 이렇게 나와있거든요. 이거는 코로나가 아니어도 당연하게 지원해야 하는 각종 분야의 사업 예산들인데 코로나 예산으로 되다보니까 마치 커다란 비상대책인 것처럼 보입니다. 도민들이 원하고 있는 건 이런 보여주기 식 행정이 아니라 실제 주민들의 절박한 삶을 구제해주고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원한다는 것을 당국자 분들이 절감해야 되지 않나 싶네요.

◇박윤경>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대책과 하시고 싶은 말씀 어떤 게 있을까요?
 
◆나철성> 가장 중요한 건 제가 보기에 실사가 되어있지 않다는 게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자영업자 상황이 어렵다는 건 눈만 뜨면 아는 사실인데요. 그런데 어렵다는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만큼 나빠졌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거든요. 부채의 규모나 양이 어느 정도인지 또한 이들이 현재 삶을 일정기간 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한지 등이 이루어진다면 이에 필요한 교육·생활·의료복지에 대한 지원체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계되고 지원 체계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 재난지원금도 정부에서 주듯이 코로나 오면 반짝, 잠깐 대책마련하고 잠잠해지면 금방 끝나고요. 이런 가운데 실제 속은 곪아 가는 게 아닌가 싶고요. 
 
제 생각에는 1~2년 정도 기간을 설정해서 지자체에서 필요한 재난지원금 총예산은 어느 정도이고, 이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서 현재 예산은 얼마정도 거둬야 되고, 여기에서 전체 지방세 대비 지방채는 어느 정도 발행을 하고, 예산 절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금 마련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직접적이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면해서 지원해야할 것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고용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패키지 식으로 준비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진행상황이 더디게 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나 최하 빈곤층 실상에 다가가서 그분들의 삶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나 기구라도, 또 시민과 관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사회적으로 합의를 해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겨울이 오기 전에 이러한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윤경> 네, 지금까지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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