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조국 전 장관 딸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

24일 기자회견 열고 최종 판단 결과 발표
"허위 서류, 주요 합격 요인 아니다" 조사 결과에도 "형사 재판 결과 원용해 입학 취소 결정" 설명
입학 취소 확정될 경우 의사면허 무효도 불가피할 듯

부산대 박홍원 부총장이 24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본관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예정 처분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대학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를 결정했다.

부산대는 24일 오후 3시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전 장관 딸 조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는 '입학 취소 예정 처분 결정'을 내린 뒤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는 조씨 입학과 관련한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서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도록 정한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 모집 요강'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종민 기자

대학 측에 따르면 공정위는 자체 조사 결과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여부, 입학서류에 기재한 내용의 허위 여부 등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원용했다.

또 입학 당시 조씨가 제출한 서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주요 합격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 입시 당시 지원자 30명 가운데 조씨의 서류 순위는 19위였지만, 전적 대학 성적이 3위, 공인영어 성적이 4위로 '허위 스펙'이 입학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대학은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입학 취소 여부를 판단할 때 지원자의 제출 서류가 합격에 미친 영향력 여부는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형사 재판 결과를 원용해 입학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지원자의 입학서류가 형사 재판의 대상인 만큼, 사실심의 최종심인 항소심 판결을 근거로 행정 처분을 하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 존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대학은 말했다.

부산대는 이날 행정절차상 예정 처분을 내린 뒤 청문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3개월 뒤 처분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은 "공정위는 8차례에 걸친 회의를 포함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 상황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허위 경력은 입학 당락에 영향을 미친 주요 내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며 "하지만 조민 학생이 제출한 서류의 진위 여부는 형사 재판이 진행됐기 때문에 그 결과를 원용해 입학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진홍 기자

대학 측의 입학 취소 처분이 확정될 경우 조씨의 의사 면허 역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의료법 제5조는 '의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경우와 의전원에서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은 경우에 대해서만 의사면허 취득 자격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부산대는 다만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남은 만큼 대법원 판단이 항소심과 다를 경우 판결 취지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총장은 "의사면허 취소는 보건복지부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대학이 결정할 내용은 아니다"라며 "대법원 판결에서 만약 판결이 뒤집힐 경우 행정 처분 결과도 바뀔 수 있는 만큼, 판결이 나는 대로 취지를 살펴보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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