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 납품업체 대표 A씨는 코로나 19에도 대형 건설사와 가구회사 등에 건설자재를 공급하며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친인척 명의로 허위 지급수수료를 계상하는 수법으로 법인자금을 빼돌렸다. 뿐만 아니라 법인명의로 10억 원 상당 고가 호화요트를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하고 관련 비용도 법인경비로 부당하게 처리했다. 또 사주일가의 승마클럽 대금(1억 원 이상)과 사주의 개인 소송비용 등도 회사 돈으로 사용했다. 여기에다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자녀 부부에게 30억 원 상당 고가 아파트를 사주기도 했다. 국세청은 법인세 및 증여세 탈루 혐의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불법·불공정행위로 폭리를 취하고 호화·사치생활하는 탈세혐의자 등 5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민안전 위협 폭리 취한 29명, 서민 영세사업자 피해준 30명 등 조사 착수
조사대상자는 불법하도급·원산지 위반·부실시공 등 불법·불공정 행위로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폭리를 취하는 업체 관계자 29명, 고리 대부업자 등 코로나 위기상황을 악용해 서민·영세사업자들에게 피해를 주며 편법적으로 재산을 축적한 업체 관계자 30명 등이다.
이들은 이렇게 빼돌리거나 축적한 돈으로 호화사치생활을 하거나 빌딩 구입 등 부동산 투기에도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20년 넘게 하도급 건설공사를 영위해온 건설업자 B씨는 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뒤 영세사업자와 저가 재하도급 계약으로 폭리를 취해왔다. 또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외주비 명목으로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실제 근무한 사실이 없는 배우자 명의 허위 인건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한 사실도 적발됐다. 또 이들 사주일가는 법인자금으로 10억원 상당의 슈퍼카 등을 5대 구입하고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호텔이나 골프장도 맘대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산물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소비자들의 국내산 수산물 선호도가 높아지자 저가 수입산 수산물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기하여 폭리를 취했는데, 거래대금은 직원명의 계좌로 입금 받아 현금매출을 신고 누락하고, 허위인건비 등을 계상하여 소득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빼돌린 소득으로는 수십억 원 대 배우자 명의 임대용 꼬마빌딩을 구입하는 등 편법 증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사주일가의 편법 증여, 재산형성과정, 생활·소비 형태 및 관련기업과의 거래내역까지 전방위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의적인 조세 포탈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세포탈 적발사례 5건 공개
국세청은 이와 함께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적발사례 5건을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폐기물처리업을 하는 A업체는 독점사업으로 매출이 증가하자 거래처로부터 매출대금을 차명계좌로 입금(약 100여억 원)받는 방법으로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특히 우월적 지위로 영세한 운송업체들에게 일감 유지 조건으로 실제 운반비 보다 과다한 거짓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종용해 차액(약 20억 원)을 돌려받은 사실도 세무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고의적인 수입금액 누락을 통해 가치가 하락한 법인의 주식을 해외 유학중인 20대 대학생 자녀들에게 편법증여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법인세·증여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조치했다.
또 실내 인테리어 전문 시공업체는 최근 호황을 누리자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당초 계약과는 다른 저가자재를 사용해 폭리를 취하고, 하자보수는 거부하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할인을 미끼로 중도금 및 잔여 공사대금은 차명계좌로 수취해 수입금액을 탈루한 사실이 적발됐다. 특히 세무조사에 대비해 공사 완료 즉시, 공사계약서 원본 및 관련 장부를 전부 파기하기도 했다. 탈루 소득으로는 상가건물을 취득하고 해외여행 및 고가 승용차 구입 등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국세청은 소득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했다.
농축수산물 지역 최저가 등의 입소문으로 매출을 늘린 한 대형 식자재 업체는 현금판매 할인을 적극 홍보해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고액은 직원명의 차명계좌에 나눠서 입금 받는 수법으로 수입금액을 은닉했다. 또 농축수산물 수입업체 등과의 거래에서는 직원명의 위장업체를 끼워 넣어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실제 거래보다 과다하게 거짓계산서를 수취해 가공원가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법인소득을 탈루했다. 사주일가는 이렇게 빼돌린 법인자금으로 상가 등 부동산을 다수 취득해 수십억 원의 재산을 부당하게 형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하고 거짓계산서 수수행위에 대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는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영세사업자를 상대로 고리이자를 수취한 불법 대부업자도 적발됐다. 미등록 대부업자 B씨는 자금 대여 시 선이자를 수취하고 대여기간 중에도 매일 원리금을 회수하며 법정 최고이자의 열배에 가까운 이자를 수취했다. 이자수입을 숨기기 위해 채무자 명의 계좌에 원리금을 입금하게 하고 체크카드를 넘겨받아 직접 출금하는 방법으로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대부업자는 탈루한 소득으로 배우자명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취득하고 고가 승용차를 사는데 사용했다. 국세청은 소득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이 급성장한 한 화장품 유통업체는 해외 보따리상으로부터 대금을 현금으로 수취하고 온라인 쇼핑몰 판매대금을 차명계좌로 입금 받는 수법으로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또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사주일가는 슈퍼카 등 고가 자동차 십여 대(30억 원 상당)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생활비 등을 법인비용으로 계상해 소득을 탈루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3회에 걸쳐 호화·사치생활 고소득사업자,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민생침해 탈세자 등 214명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해 1,165억 원을 추징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에는 편법 증여 등 불공정 탈세자 61명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365억 원을 추징했고 5월에 착수한 신종·호황분야 탈세자 67명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