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 언론중재법 처리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23일 청와대 참모진들이 국회를 찾는다. 언론중재법 등 여당의 독주에 정권 규탄 수위를 올리고 있는 국민의힘과 청와대의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다. 유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안보실장 그리고 이호승 정책실장 등 3실장을 비롯 주요 참모진들이 발언대에 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도 열리지 않는다. 김진국 민정수석은 관례대로 불참한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당이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인 언론중재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여당은 물론 청와대에 대한 고강도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의 극과 극 대치 신호탄이 청와대에 대한 공세로 쏘아올려지는 셈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여당이) 피땀 흘려 쌓아온 국가 이미지, 자유언론 환경을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만든다"며 "역사적 반역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눈과 귀를 가린 채 권력자들이 던져주는 부스러기 뉴스만 들으며 노예처럼 살기보다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격렬한 공방을 예고했다.
그런 만큼 청와대도 주말 동안 예상 질문을 짜며 야당의 공세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도 언론중재법에 대해 "국회의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언론중재법에 대해서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언론중재법에 대해 질문할 것으로 당연히 예상하고 있다"며 "기존 청와대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고, 추가로 답변할 사항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언론중재법이 여당 단독으로 통과되더라도, 거부권 행사를 안하는 것은 물론 끝까지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정치권의 공방에서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언론중재법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야당 또한 청와대의 침묵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단독으로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야당과 언론단체들은 비판적 보도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야당은 '드루킹 사건'과 '충북 간첩단 사건',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주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긴급 의총을 열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국민의힘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문 대통령의 분신과 같은 사람 아닌가"라며 "김 전 지사의 선거 공작 사건을 대통령이 사과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문 대통령을 저격했다. 또 백신 수급에 대해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OECD 국가 중 꼴찌다"라며 "이게 나라냐?"고 힐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