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된다. 이번주에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가 판가름 나고, 동생 조권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나온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부산대는 지난 4월 22일부터 조씨의 의전원 부정입학 의혹 관련 자체 조사를 벌여온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관위)의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오는 24일 발표한다. 조씨의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2심 재판에서 조씨가 대입에 활용한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결론이 나온 상황에서 부산대가 입학 취소를 결정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1일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①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②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및 논문 1저자 등재 ③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체험활동 및 논문 3저자 등재 ④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⑤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 ⑥동양대 총장 표창장 ⑦동양대 어학교육원 보조연구원 인턴 등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조씨는 201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 출신-국내 대학교 출신자 전형'을 통해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할 당시 입학원서에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 KIST 인턴, 동양대 어학교육원 보조연구원 인턴 등 경력을 적었다.
부산대는 애초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조씨의 입학 취소 등의 조치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난 3월 8일 부산대에 조씨 의전원 입학 관련 조치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학이 입시부정 의혹 관련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대학은 판결과 별도로 입시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에는 입학원서 등 제출서류 미비 또는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거나 서류 변조, 대리시험, 부정 행위자는 불합격 처리된다고 규정돼 있다.
조씨는 지난해 9월 2021년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과 지난 1월 필기시험에서 합격해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경우 의사 면허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의료법 제5조는 의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경우와 의전원에서 석사 또는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에 대해서만 의사 면허 취득 자격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재판도 27일 계속 진행된다. 정 교수의 2심 재판부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와 부산 모 호텔 인턴증명서 등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이 공범이라는 점을 적시했는데 이같은 결과가 조 전 장관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지 관심이다. 지난 재판에서는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일한 직원이 증인으로 나와 "고등학생 인턴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반대신문을 통해 아들이 카포에라(브라질 전통무술)에 대해 대화를 나누지 않았냐고 당시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웅동학원 채용비리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6일 열린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과 2017년 웅동중 정교사 채용 과정에서 응시 희망자 2명에게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등을 주고 1억 8천만원을 챙겨 웅동학원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허위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한 뒤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위장 소송을 벌여 학교법인에 115억여원의 손해를 입히고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민사 소송 관련 서류를 파쇄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7개 혐의 가운데 채용비리 관련 업무방해 1개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약 1억 47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조씨 일가의 웅동학원 장악 및 사유화, 조작된 증거, 100억원대 허위 채권 창출 등으로 학교 교사 지위를 사고파는 자리처럼 만들었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