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별채 압류 부당" 전두환 며느리 2심도 패소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 박종민 기자
전두환(90)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 별채 소유주인 며느리 이윤혜씨가 검찰의 압류처분이 부당하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심에 이어 재차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고의영 부장판사)는 20일 전씨 며느리 이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 확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원고 이씨의 친인척인 점을 고려하면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열린 1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검찰의 별채 압류가 부당하다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1997년 4월 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전씨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하면서 추징금 2205억 원도 명령했다.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전씨는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미납한 추징금만 약 991억 원이다.

이에 검찰은 2018년 추징금 집행 차원에서 전씨의 연희동 자택 전체에 압류 절차를 진행했다. 연희동 자택은 본채, 별채, 정원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 별채는 며느리 이씨의 소유다. 본채는 전씨의 아내 이순자씨, 정원은 옛 비서관 이택수씨 앞으로 돼있다.

검찰의 압류 절차에 전씨 측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법원은 본채와 정원의 압류 처분은 취소했다. 본채와 정원은 전씨가 대통령 취임 이전에 취득한 재산이라 불법재산으로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환수 대상도 아니라는 취지였다.
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씨 자택 앞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항쟁 41주년 서대문지역 제단체 기자회견'에서 진보당 서대문 단체 등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이한형 기자
다만 며느리 이씨 소유의 별채는 압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별채는 전씨의 처남이 뇌물로 조성된 비자금을 들여 2003년 취득했다. 별채 구매대금이 비자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며느리도 알고 있어 공무원범죄몰수법에 따른 압류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결정은 올해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렇다고 연희동 자책의 본채와 정원 압류가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현재 검찰은 본채와 정원 역시 전씨의 차명재산이라고 보고, 각 재산의 명의를 전씨 앞으로 돌려놓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본채와 정원의 압류도 다시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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