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간 새정부 도와야" 연일 포용 메시지…탈레반은 변했나

왕이 외교부장 영국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압력 대신 지원"
中 외교부 대변인은 "아프간의 뜻과 선택 존중"
탈레반 과거 이미지 씻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의구심 여전
서방에 협조한 언론인 가족 총살 보도도 나와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톈진에서 자국을 방문한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왼쪽)와 면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프카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과거의 공포정치와 결별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를 포용하는듯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9일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세계는 아프가니스탄이 새 정부로 전환함에 따라 더 많은 압력을 가하는 대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또 국제사회가 아프간을 지정학적 전장으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아프카니스탄의 독립과 그들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18일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아프간의 단호한 대테러투쟁을 지지하고 다시는 아프간이 테러 세력의 집결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한편에서는 탈레반을 어르고 한편에서는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6일 브리핑에서 "아프간 인민의 뜻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탈레반 정권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불 시내를 순찰 중인 탈레반 무장대원들. 연합뉴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탈레반이 카불에 진격한 뒤로도 정상적으로 아프간 주재 대사관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왕위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는 17일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사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유화적 제스쳐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아프간 경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탈레반이 테러와 결별하고 여성 권리를 보장하는 등 과거의 공포 정치 시행을 통해 축적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
 
탈레반도 TV 뉴스채널에서 여성 앵커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고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아프간 TV채널 톨로뉴스에서 여성 앵커(왼쪽)와 이야기 나누는 탈레반 간부. 연합뉴스
하지만 보복은 없다던 약속을 뒤집듯 미국 등 서방에 협력했던 언론인 색출에 나서고 가족을 살해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탈레반이 자사 기자를 잡기 위해 그의 집에 들이닥쳐 가족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가족 중 1명도 심각하게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벨레는 탈레반이 지금까지 자사 현지 기자 3명의 집에 들이닥쳤으며 아프간 현지 라디오방송국 대표를 살해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이 유엔 위협평가자문단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와 자체 취재한 데 따르면 탈레반은 체포 우선순위 명단을 갖고 대상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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