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의 반(反)탈레반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강경진압에 나선 탈레반이 종교적 지도자 '이맘'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1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카불공항 인근에는 시민들과 차량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이들은 아프간 국기의 검은색과 빨간색, 녹색 깃발을 들었다. 이 깃발은 저항의 상징이 됐다.
난가하르 지역의 시위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총상을 입고 피 흘리는 시위 참가자의 모습이 보인다.
코스트 지역에서는 이날 탈레반 당국이 격렬한 시위를 해산한 이후 24시간 통행금지를 선포했다는 정보가 외신에 입수됐다. 당국은 시위나 통행금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쿠나르 지역에서도 시위대가 거리를 뒤덮었다.
탈레반이 전날 시위대를 강제해산한 이후 아프간 독립기념일과 시아파의 아슈라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모인 시위대는 '저항의 상징'이다. 잘랄라바드시(市)에서는 시위대가 탈레반의 깃발을 내리고 아프간 국기로 게양하는 사이 최소 1명이 숨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사다바드시(市)에 모인 군중에게 총을 발포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이 사망했다. 숨진 이들이 탈레반의 총에 맞은 것인지 아니면 한 번에 사람들이 몰려든 탓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규모 카불 인근의 시위대 인근에서도 총성이 들렸지만,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위는 소규모로 벌어졌지만, 수천 명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행렬과 함께 탈레반 통치에 대한 저항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탈레반은 자신들이 장악한 이후 첫 금요일 기도를 앞두고 모든 이맘들에게 '사람들이 나라를 탈출하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탈레반은 카불공항 안팎의 대규모 탈출행렬 속에 현재까지 모두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지 아리아나 뉴스는 아프간 축구대표팀 선수가 지난 16일 카불공항의 미군 수송기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