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80세 정도의 외모로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는, 보통 사람의 세월과 반대로 가는 인생을 사는 주인공의 펼쳐지는 얘기를 담고 있다.
그러면 영화 속 벤자민처럼 한 개인의 시간만 거꾸로 가는 게 가능할까.
이 영화에서 벤자민의 시간이 거꾸로 간다는 건, 벤자민의 육체가 노쇠한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다가 어린아이가 돼 죽는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시간은 육체의 시간이며, 물질의 변화에 의해 드러나는 시간을 말한다.
늙은 노인의 모습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회춘''''과 같은 이런 설정은 가능한 것일까.
카이스트 물리학과 김재은 교수는 ''''과학적으론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선 제1법칙은 ''''우주에 있어서 물질과 에너지의 총화는 일정하며, 결코 새로 생겨나거나 소멸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물질은 그 형태만 변하며 그 본질을 변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그리고 ''''열역학의 2법칙'''', 즉 ''''엔트로피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 즉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또는 질서화된 것으로부터 무질서로 변화한다.'''' 요컨데 ''''엔트로피의 법칙''''은 우주의 모든 것이 체계와 가치로부터 시작, 혼돈과 황폐를 향해 간다고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육체의 늙음도 이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김 교수는 ''''엔트로피의 법칙은 인간의 육체적 에너지는 사용할 수 있는 것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진행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그러므로 벤자민처럼 늙은이에서 젊은이로 변화해간다는 건 우주의 기본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벤자민의 육체적 시간이 거꾸로 간다는 건 하나의 영화적 설정이며, 벤자민과 데이지의 사랑이 이런 육체적 구속과 한계를 벗어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는 것이다.
사랑은 육체적 만남이기도 하지만 그 핵심은 영혼과 영혼의 만남이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은 시간을 뛰어넘으며 시간에 종속된 육체의 한계 또한 초월하는 것이 아닐까.
하나하나 깊어지는 주름을 보며 한숨 쉬는 이들에게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정녕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꿈과 같은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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