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학대 모른 척"…'물고문 살해' 친모에 징역 2년 구형

폭행과 물고문 등으로 10살 조카를 숨지게 한 이모 부부. 연합뉴스

자신의 10살 딸이 이모 부부에게 학대당하는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한 친모에 대해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유랑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A(31)씨에 대해 징역 2년과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1월 25일 언니 B(34·무속인)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딸 C(10) 양의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전송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같은날 오후 B씨에게 "애가 귀신에게 빙의가 됐는지 확인해야 하니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인터넷으로 사준 혐의도 받는다.

C양의 사망 전날인 2월 7일 밤부터 새벽 사이에는 B씨가 C양을 때렸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C양과 통화하며 "이모 손은 약손이야. 병을 다 낫게 해줄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미 C양의 건강은 크게 악화된 상태였고, C양은 다음 날 B씨 부부에 의해 욕실로 끌려가 물고문 행위를 당한 끝에 숨졌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할 말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남편과 이혼한 A씨는 지난해 10월 말 이사와 직장 문제 등으로 인해 C양을 B씨 부부에게 맡겼다.

B씨 부부는 귀신이 들렸다는 이유로 C양을 폭행해 오던 중 지난 2월 8일 오전 C양의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물고문 행위로 살해했다.

B씨 부부는 지난 1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30년과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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