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전혀 없는 10대 후반의 연소자 A씨는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수 억 원의 보증금과 인테리어비용 등 창업자금을 들였지만 음식점 매출이 많지 않음에도 이듬 해 수 십 억 원대의 고가 주택을 취득했다. 국세청은 업체 대표이자 고액 자산가인 아버지로부터 창업자금과 고가 주택 자금을 증여 받았다고 보았다. 증여세 신고 누락 등의 혐의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은 이처럼 편법 증여 등 부모 찬스로 고가 아파트나 빌라, 재건축 아파트 등을 구입한 20대 이하 연소자 9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소득이 전혀 없거나 사회생활 초기로 주택 취득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연소자임에도 편법 증여 등으로 고가아파트를 취득한 40명과 빌라 취득자 11명을 비롯해 법인자금을 빼돌려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46명 등이다.
이 가운데 20대 초반의 한 연소자는 개발 예정지역의 빌라를 수 억 원에 취득하면서 임대보증금을 승계하고 나머지는 자기자금으로 취득했다고 자금조달계획을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고액 연봉자인 아버지로부터 빌라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국세청은 빌라 취득자금에 대해 수증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주택임대 사업자 B씨는 주택 임대소득 및 비영업대금 이익을 신고 누락하고 신고 소득이 미미한 배우자와 공동으로 재건축 추진 중인 고가 아파트를 수십억 원에 취득했다. 국세청은 주택임대 소득 및 비영업대금을 신고하지 않고 배우자에게 아파트 취득 자금을 편법 증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직 사업자C씨는 신고 소득이 수년 간 수 억 원에 불과함에도 신고소득이 전혀 없는 배우자와 공동으로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수 십 억 원에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수입금액 신고 누락 혐의 및 배우자에게 아파트 취득 자금을 편법 증여한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의 박재형 자산과세국장은 취득자금을 부모 등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증여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해 정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도 연소자가 일정금액 이상 주택을 취득할 경우 자력 취득 여부 등 자금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