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대선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를 향해 자신과의 통화 녹음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통화 녹음 전체 파일을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며 "이 대표가 초래한 경선 혼란을 깨끗이 해결해야 할 책무는 녹음 파일을 갖고 있는 이 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서 "그냥 딱합니다"라고 썼다. 원 전 지사 측 또한 재차 입장문에서 통화 녹음 공개로 의혹 해명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지사의 요구에 대해 "그것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는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당 대표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원 전 지사를 맹비난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하 의원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후보가 균형 감각과 이성적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며 "확실하지 않은 것을 확대 과장하여 당의 분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후보 사퇴 후 자숙해야 바란다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선준비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를 모두 취소하고 오는 25일 정견 발표회로 갈음하기로 한 상태다. 당초 윤 전 총장 측과 원 전 지사 당이 경준위의 월권을 문제 삼은 바 있다. 현재는 선관위원장 인선 논란으로 번지며 갈등의 전선이 이동했다.
대선후보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든 후보들이든 각자 위치로 돌아가서 충실해야 한다. 불필요한 갈등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들이 선관위원장에 누구는 되고 누군 안 된다는 이런 얘기하는 거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배제해야 한다고 한 원 전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간 녹취록 관련 사태를 두고 각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이 나와 언성을 높이는 등 설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경선 직전에 이런 일이 벌어져 난감하다"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캠프 소속 의원들이 앞장서면 대선주자들의 대리전으로 비춰지기에 부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