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 아이티에서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규모 7.2 강진이 발생, 사망자만 2천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열대성 저기압 '그레이스'까지 상륙해 많은 비를 쏟아내고 있어 구조 작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티 시민보호국은 17일 사망자가 1941명, 부상자는 991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파손된 집도 현지 남서부 도시인 레카이, 제레미 등을 중심으로 3만 7천 채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 지역 잔해 더미 속엔 무너진 건물에 깔린 시민들의 시신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먼지 냄새와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가 공기 중에 퍼져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과 17일 열대성 저기압 '그레이스'가 몰고 온 비가 쏟아지면서 일부 지역엔 홍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진 구조작업도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피해 상황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영상에는 건물이 무너지고 시민들이 다급하게 대피하는 장면도 담겨 있다. 현지 시민들이 나무 막대와 방수포, 비닐 등으로 천막을 만들어 비를 피하는 모습도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너진 건물 속에서 아이를 극적으로 구조한 모습 또한 포착됐다. 이를 접한 전 세계 누리꾼들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하루 빨리 피해가 복구되기를 기원했다.
우주 밖에서 본 아이티 상황은 심각했다.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피해 상황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위성 랜드셋8(LANDSAT-8)이 올해 1월 2일에 포착한 사진과 지난 16일에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한 눈에 봐도 산 곳곳이 무너져 내렸다.
이와 관련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이번 강진과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앙리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여러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 손실과 물적 피해를 일으켰다"며 "지진 희생자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부상자 치료와 복구를 돕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아이티 총리 앞으로 위로전을 보내고 긴급 구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