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서비스 축소로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만일 머지포인트가 지급불능 사태에 빠질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는 영세자영업자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행사' 끼고 계약한 프랜차이즈…"보증보험 있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대다수 유통 대기업들은 머지포인트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발권 대행사나 마케팅 대행사 등을 거쳤다. 대행사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보증보험 등에 가입한다. 머지포인트가 결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오더라도 대책이 마련되어 있다는 소리다.
한 유통업 관계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보증보험이 들어져있는 것으로 안다"며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라 대행사를 한번 거쳤고, 포인트만 제공한 개념이라 재무적으로 손해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포인트 판매 등 서비스 축소를 통보하기 전 미리 제휴를 중단한 업체도 있었다. 다른 유통업 관계자는 "머지포인트가 전자금융업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기사가 먼저 나왔다. 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고 사전 조치 차원에 대행사를 통해 제휴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최악의 상황에도 편의점주가 손해를 떠안지는 않는다. 본사가 가맹점 매출을 한꺼번에 정산해주는 시스템이라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본부가 상품 매출이익을 산정하고, 제비용을 제한 다음에 점주에 수익금을 나누어준다"며 "점주가 손해를 볼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보호장치 없는 영세자영업 '눈물'…"포인트 떠넘기기 피해도"
머지포인트와 직계약을 체결한 영세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이들은 사실상 '보호장치'랄 것이 없다. 당장 머지포인트는 밀려드는 소비자 환불만도 벅찬 상태라, 이번 달 대금이 다음 달 정상적으로 지급될지도 불투명하다.
특히 머지포인트 일부 이용자들은 사태 발생 직후 거래가 가능한 제휴처를 찾아가 포인트를 소진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머지포인트 결제 가능 매장 정보를 온라인에 공유하기도 했다. 온라인 카페 등에는 머지포인트의 판매 중단 이후 손님이 몰려들었다는 업주들의 후기를 찾아볼 수 있다.
한 카페 운영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직후 대행사를 통해 연락을 받았다지만 일반 업주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해 피해가 커진 측면도 있다"고 답답해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뒤늦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정은보 금감원장은 회의를 소집해 유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불업체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는 사례를 파악.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