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언론중재법 개정안 단독처리 움직임이 일면서 언론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한국기자협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대한민국 기자들은 '진실'의 기반 위에서 '자유'와 '책임'으로 균형을 잡으며 민주언론의 길을 걸어왔다"며 "57년 역사의 자취마다 사명과 헌신을 새겨온 모든 기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며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 장혜영 의원과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17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언론환경에 디지털화와 같은 변화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며 "한국언론이 끊임없는 비판과 성찰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켜낸다면 국민들은 자유를 향한 한국언론의 여정에 굳건한 신뢰로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1964년 박정희 정권이 언론 통제를 위해 언론윤리위원회 입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창립된 한국기자협회의 창립날을 기념해 문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날은 57주년 생일을 맞은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해 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주요 언론단체들이 언론중재법 강행처리 중단을 외치며 반발 기자회견을 연 날이기도 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도종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언론사의 고의와 중과실에 따른 허위 조작 보도에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하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심의가 진행됐다. 윤창원 기자 정의당과 4개 언론단체들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주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훗날 한국 언론사에 유례없는 언론 자유 침해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서라"고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국회 문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에 따른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심의를 진행 중이다.